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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부터 맥빠진 세월호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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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부터 맥빠진 세월호 청문회

입력
2015.12.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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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나왔던 쟁점들만 되풀이

與 추천위원 5명은 전원 불참

김석균 前 해경청장 “책임 통감”

‘의인’ 김동수씨는 흉기로 자해 소동

14일 오전 서울 중구 YWCA 대강당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1차 청문회'에 참석한 유가족들이 참사 당시 동영상을 시청하는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14일 오전 서울 중구 YWCA 대강당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1차 청문회'에 참석한 유가족들이 참사 당시 동영상을 시청하는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4ㆍ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14일 출범 이후 공식 청문회를 열었지만 첫날부터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나 검찰ㆍ감사원 조사에서 나온 쟁점만 되풀이해 맥 빠진 청문회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나마도 이날 청문회에는 이헌 부위원장 등 여당 추천위원 5명 전원이 불참해 ‘반쪽 청문회’로 치러졌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YWCA 대강당에서 열린 제1차 청문회에는 증인 및 참고인으로 지정된 생존 화물기사 1명과 13명의 해경관계자들이 출석했다. 참관을 위해 오전 일찍부터 자리를 채운 세월호 유가족 등 방청객 150여명은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갖고 특조위원과 증인 사이의 질의응답에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장장 12시간 가까이 진행된 청문회는 기존에 나온 의혹에 대한 질문과 해명으로 점철됐다. 오전 질의에서 특조위원들은 참사 당시 세월호와 직접 교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집중 질문을 던졌다. 장완익 특조위원은 “해경이 세월호 상황을 즉시 파악해 구조세력에 제대로 전파했어야 했다”고 다그쳤고, 증인으로 나온 조형곤 전 목포해경 상황담당관은 “사고 초기 현장에 대한 충분한 보고를 받지 못해 정확한 상황을 몰랐다”며 해명하는 데 급급했다.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만이 ‘목포해경 상황실과 해경 123정, 헬기가 세월호와 교신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 “당시에는 몰랐고 교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지나서야 알게 됐다”며 “제 책임하에 구조작업이 수행됐기 때문에 최고책임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을 뿐이다.

숨을 죽인 채 청문회를 지켜보던 유가족들은 특조위원들의 맥 빠진 질문과 증인들의 알맹이 없는 해명에 분을 참지 못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후 청문회에서 최초 구조에 나선 목포해경 123정 김경일 전 정장이 ‘퇴선 방송을 하지 않은 이유가 도착 당시 승객이 보이지 않아 당황했기 때문이냐’는 취지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자 유가족들은 참았던 원성을 터트렸다. 방청객 사이에선 “제대로 추궁하라” “원통하다”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한편 참사 당시 승객 20여명을 구조해 ‘세월호 의인’으로 불린 화물기사 김동수(50)씨가 증인들의 무책임한 답변과 진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을 지적하며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외치며 청문회 도중 흉기로 자해하는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김씨는 배에 자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특조위는 15, 16일에도 해양사고 대응의 적정성 여부와 참사현장에서의 지원조치 문제점을 주제로 청문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현빈기자 hbkim@hankookilbo.com

김경준기자 fr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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