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 소득증빙 서류 제출 의무화
원금상환부담 포함 DSR 개념 도입
80% 넘길 경우 사후관리 대상에
변동금리 대출 땐 미래 금리 반영한 ‘스트레스 DTI’ 적용해 제한키로
정부가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해 14일 내놓은 ‘주택담보대출 심사 가이드라인’은 분할상환과 고정금리 대출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금처럼 만기 일시 상환형이나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면 엄격해진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는 얘기다. 내년 2월 이후(비수도권은 5월2일부터)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이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달라진 대출조건과 예외조항 등을 알아본다.
- 주택담보대출은 분할상환만 가능해지나?
“주택 구입을 목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면 원칙적으로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나가는 비거치식 분할상환만 가능하다. 주택구입 목적이 아니라도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이 60%를 넘는 고부담 대출도 분할상환 방식으로 대출받아야 한다. 주담대 담보 물건이 3건 이상인 경우와 소득산정 때 신고소득(신용카드 사용액ㆍ임대소득ㆍ최저생계비 등)을 적용한 대출도 마찬가지다.”
- 그렇다면 일시상환 대출 방식은 사라지나?
“예외는 있다. 신규분양 아파트 집단대출(중도금ㆍ이주비ㆍ잔금)은 기간에 관계없이 지금처럼 거치식 일시상환 대출이 가능하다. 부모로부터 일시상환 대출이 포함된 주택을 상속받았다면 은행에서 채무약정서를 작성한 뒤 계속 이자만 낼 수 있다. 경우에 따라 분할상환이라도 첫 1년 간은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을 설정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신혼부부가 분할상환 대출로 아파트를 구입한 후 취ㆍ등록세 등 이사 초기비용의 부담이 커 거치기간 설정을 요구하면 은행은 1년 이내 거치를 허용할 수 있다. 이밖에 불가피한 생활자금 목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도 예외가 적용된다.”
- 변동금리 대출도 받기 어려워지나?
“DTI가 높은데 변동금리로 대출받을 경우에만 규제가 가해진다. 다만 기존의 DTI가 아닌 장래의 상승가능금리(Stress Rate)를 적용한 DTI(일명 ‘스트레스 DTI’)가 적용된다. 향후 금리 상승 가능성을 반영해 소득 대비 대출한도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스트레스 DTI가 80%를 넘어설 경우 고정금리 대출로 유도하거나 대출 규모를 줄이는 식이다. 예를 들어 연소득 3,000만원인 A씨가 3억원짜리 주택 구입을 위해 변동금리 대출 2억1,000만원(만기 10년, 연리 2.5%)을 받을 경우 기존의 기준으로는 DTI가 79.2% 수준이다. 하지만 상승가능금리(2.7%ㆍ12월 기준)를 적용하면 스트레스 DTI가 89.9%로 10%포인트 이상 증가한다. 이렇게 되면 스트레스 DTI 80%룰에 따라 2,300만원이 깎인 변동금리 대출 1억8,700만원을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2억1000만원의 대출을 고집한다면 고정금리를 택해야 한다.”
- 지방 거주자들은 대출 받기가 까다로워진다는데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면 소득을 증빙할 수 있는 서류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수도권의 경우 DTI가 적용되기 때문에 기존에도 이 같은 서류가 필요했다. 따라서 이 조치의 실질적인 대상은 비수도권이다. 특히 추정 소득만으로 주택담보대출을 해온 관행이 사라진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비수도권 거주자가 은행에서 연 2,000만원 수준의 4인 기준 최저생계비를 활용해 10년 만기 1억원까지 주택담보대출을 받았으나 앞으로는 원천징수영수증과 같은 증빙서류를 내야 한다. 건강보험료 등의 인정소득, 신용카드 사용액 등 신고소득 제출로 대신할 수도 있다. 다만 3,000만원 이하 대출의 경우에는 최저생계비를 통한 대출이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 신용대출을 많이 받으면 주택담보대출에 영향을 주나?
“당장 제한을 받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관리 대상이 될 수 있다. 정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기존의 DTI는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 금융부채의 이자상환액이 반영됐지만, DSR에는 기타 금융부채의 원금상환부담까지 포함된다. 정부는 DSR이 80%를 넘길 경우 사후관리 대상으로 선정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만기 5년의 신용대출 5,000만원을 금리 5%에 쓰고 있는 사람이 신규로 만기 20년(비거치식 분할상환)의 주택담보대출 2억1,000만원(금리 3%)을 받는 경우 DSR은 88.3%가 돼 은행이 별도의 상담 등을 요구할 수 있다. 다만 정부는 아직까지는 DSR을 모니터링 강화 용도로만 활용할 예정이다.”
- 새로운 기준은 어떤 경우에 적용되나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을 포함한 16개 은행에서 신규로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이다. 신규 대출에는 기존 대출금을 늘리는 경우도 포함된다. 하지만 금리나 만기일만 재조정되는 재약정이나 기존 중도금대출의 증액 없이 잔금대출로 전환되는 경우는 신규 대출로 보지 않는다.”
유환구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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