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가치 0.21% 절하
4년5개월 만에 최저치
환율 방식도 통화 바스켓 연동 추진

중국이 위안화를 본격적으로 평가 절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14일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6.4495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전 거래일 고시환율(6.4358위안)보다 위안화 가치를 0.21% 떨어뜨린 것이다. 이날 고시된 환율은 2011년 7월 이후 최고치로, 이는 위안화 가치가 4년5개월 만에 가장 낮아졌다는 의미다.
더구나 이날 오후4시 시장에선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6.4599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15일 인민은행이 고시할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14일 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민은행은 또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위안화 환율을 달러뿐 아니라 다른 주요 무역 거래국의 화폐로 구성된 ‘통화 바스켓’에 연동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 동안 위안화 환율은 사실상 달러화에 고정돼 있었다. 중국외환거래센터(CFETS)도 13개 통화 환율로 구성된 ‘CFETS 위안화 환율지수’를 공식 발표하기 시작했다. 이는 지난해 말 위안화 환율을 100으로 놓고 외국 화폐 13종에 가중치를 둬 종합적으로 산정한 것이다. 달러·위안화 환율이 0.2640의 가중치로 가장 높고 유로화(0.2139) 엔화(0.1468) 홍콩달러화(0.0655) 파운드화(0.038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달러화가 아닌 통화 바스켓에 연동시키려는 것은 사실상 위안화의 평가 절하를 위한 포석이라는 게 금융가의 시각이다. 지난 11일 현재 CFETS 위안화 환율지수는 101.45로 집계됐다. 이는 위안화가 작년 말 대비로 통화바스켓 구성통화보다 1.45% 절상됐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중국 인민은행은 앞으로 위안화의 평가절하를 유도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그 동안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 편입을 위해 위안화 환율의 안정을 도모했고 결과적으로 위안화 강세를 낳았다”며 “이미 SDR 편입이 결정된 만큼 중국으로서는 더 이상 위안화 강세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의 주요 교역국인 한국의 원화는 CFETS 위안화 환율지수 통화 바스켓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아직 원ㆍ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개설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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