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2012년부터 채용과정에 ‘H이노베이터’자동차마니아 부문을 신설해 특정한 것에 집착하고 몰두하는 이른바 ‘덕후’들을 뽑는다. 덕후란 마니아를 뜻하는 일본어인 오타쿠를 변형한 속어다.
이 전형에서는 스스로 차를 만들거나 로봇동아리 활동을 하는 등 이색 지원자들이 선발된다. 특히 디자인부문은 학교ㆍ전공ㆍ학점에 관계없이 실기시험만으로 지원자를 평가한다.
14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요 10대기업의 ‘스펙타파 채용 전형 사례’를 조사한 결과 대기업들이 마니아, 파워블로거 등 이색 전형을 통해 인재를 발굴한 사례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도 지난해부터 현장인재 발굴 제도인 ‘S-스카우트’를 통해 임직원 추천을 받은 파워블로거, 마니아, 덕후, 경진대회 수상자 등 특별한 능력과 경험을 가진 인재를 뽑고 있다. 또 인문학적 소양을 가진 인재를 뽑기 위해 매년 전국 10개 대학에서 인문학 콘서트를 열어 퀴즈 테스트를 통과한 학생들을 ‘청년영웅단’으로 선발하고 있다. 이들은 신입공채 지원 때 서류전형과 1차 면접을 건너 뛰고 바로 2차 면접에 응시할 수 있다.
CJ는 2013년부터 아르바이트생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는 ‘뉴파트타임잡’ 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CJ푸드빌, 올리브영, CGV 각 영업지점에서 3개월 이상 근무한 아르바이트생을 대상으로 한다. 이들은 해당 점장의 평가와 면접을 거쳐 전문인턴으로 승급되면 3~6개월 근무 후 최종심사를 거쳐 정규직으로 채용된다.
전경련에 따르면 학교, 학점, 어학점수 등 스펙을 보지 않고 프레젠테이션(PT)ㆍ공모전 등을 통해 지원자의 독창적 아이디어를 검증한 후 별도 채용하는 곳은 SK, LG, 롯데, KT, 신세계 등 5개 그룹이다. 특히 현대차, KT, 신세계 등 3개 그룹은 마니아, 파워블로거 등 특이경험자를 우대하며, 현장에서 인재를 발굴해 채용까지 연계하는 곳은 신세계, CJ 등 2개 그룹이다. 이철행 전경련 고용복지팀장은 “최근 주요 대기업에서 직무능력을 기준으로 사람을 채용하는 스펙 타파 채용이 늘고 있다”며 “취업준비생들이 기업의 채용 변화에 맞춰 취업전략을 새롭게 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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