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이 무려 1,600㎞나 떨어진 남중국해의 섬에 부두를 완공하고 주권을 선포했다. 베트남이 즉각 반발하는 등 남중국해를 둘러싼 갈등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13일 대만 중국시보 등에 따르면 천웨이런(陳威仁) 내정부장(내무장관)과 왕충이(王崇儀) 해양경비서장은 전날 남중국해 스프래틀리(중국명 난사, 베트남명 쯔엉사) 군도의 타이핑다오(太平島ㆍ베트남명 바빈섬)에서 등대와 부두 준공식을 갖고 주권을 선포했다. 당초 섬에 직접 오르려고 했던 마잉주(馬英九) 총통은 막판에 이를 취소했다. 대신 이날 타이핑다오엔 ‘평화로운 남중국해, 영원한 나라의 강역’이란 마 총통이 쓴 글을 새긴 비석이 세워졌다.
대만이 실효 지배해온 이 섬에 등대와 부두를 건설한 것은 최근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인공 섬을 건설하는 등 영유권 분쟁이 고조되자 쐐기를 박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번에 부두 준공으로 대만은 남부 도시 가오슝(高雄)에서 1,600㎞ 떨어진 이 섬에 3,000톤급 군함을 정박시킬 수 있게 됐다. 기존 활주로도 확장이 되면서 수송기 2대를 수용할 수 있는 격납고도 세워졌다. 타이핑다오는 동서 1,289m, 남북 366m의 섬으로 면적은 0.49㎢이다.
타이핑다오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해 온 베트남은 곧 바로 반발했다. 베트남 외교부는 “쯔엉사 군도의 주권이 베트남에 있다는 충분한 법률적 근거와 역사적 증거를 갖고 있다”며 “이 곳에서 베트남의 동의 없는 모든 행위는 불법”이라고 비난했다.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등 주변국 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최근 미국이 본격적으로 개입하고 나선 데 이어 그 동안 관망세를 유지해온 대만까지 가세함에 따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구도는 한층 복잡해졌다.
한편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최신형 이지스함을 세 척으로 증강했다. 중국 해군은 12일 하이난(海南)성 싼야(三亞)시의 모 군항에서 우성리(吳勝利) 해군사령관이 참석한 가운데 052D형 구축함 허페이(合肥)함(함선번호 174)에 대한 취역식을 가졌다. 052D형 구축함은 중국 해군의 차세대 핵심 전력으로, 64발의 대함·대공·대잠수함 미사일을 장착 할 수 있다. 중국은 지난해 3월과 지난 8월 잇따라 052D형 구축함을 남해함대에 배치한 바 있다. 중국 해군 함대는 남중국해 해역에서 실탄 훈련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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