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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과거지향적 인재 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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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과거지향적 인재 양성

입력
2015.12.1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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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대학 입시경쟁이 치열하다. 어느 한 문제가 더 틀리면 선택하려는 대학을 바꿔야 하는 현상이 올해도 반복되고 있다. 실패가 아니라 실수 때문에 올해 입시를 포기하고 내년에 다시 도전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생긴다. 그뿐만이 아니다. 대학을 진학 한 이후에도 회사에 취직하기 위해서 학과수업만 아니라 자신들이 가고자 하는 회사들에 적합한 시험 준비를 해야 한다. 취업하고 나서도 승진을 위하여 또 다시 시험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객관적이라는 미명하에 시험에 의하여 그 사람의 능력이 판단되고 직장에서 승진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 우리사회의 인재를 양성하는 모습이다.

서울 풍문여고에서 2016년 수능시험을 치르는 청소년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서울 풍문여고에서 2016년 수능시험을 치르는 청소년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시험에 출제되는 문제는 이미 정립된 이론 중심이기 때문에 미래지향적이 아닌 지극히 과거지향적이다. 특히 객관식 문제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높은 득점을 얻기 위해서는 단기간의 주입식이고 암기 위주의 교육이 훨씬 효과적이다. 그리고 시험제도가 객관적이라는 판단도 문제를 출제하는 측의 행정편의적이고 우월적 사고이지 시험을 치르는 당사자들에게는 추가적으로 준비를 해야 하는 또 하나의 부담일 뿐이다. 전 세계적으로 취업에서 승진까지 시험이라는 제도를 통해서 인재들의 능력을 판단하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최근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깊어가는 시점에서 현재 우리 사회의 인재 양성 과정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가져 본다. 우리 경제는 과거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다른 차원의 위기를 보여 주고 있다. 당장 중국 경제가 쓰나미처럼 한국 경제를 휘감아 오고 있다. 중국과의 치열한 경쟁으로 주력 산업들의 시장 점유율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반면에 기술 격차는 빠른 속도로 좁혀져 가고 있다. 이는 기존 주력 산업으로는 중국과의 경쟁은 물론이고 더 이상 경제 성장을 지속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우리 경제는 기존 주력 산업에 대한 의존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산업의 창출을 통한 근본적인 구조조정을 기다리고 있다. 기존 산업에서 새로운 산업으로의 전환은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인력 양성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 동안 정부의 혁신 정책은 경제 성장에 효과적이지 못하였다. 정부의 R&D 총예산이나 이 예산의 국민소득 비율 그리고 특허 출원 수는 세계 5위권으로 매우 높다. 그렇지만 이들의 경제 성장에 대한 공헌도는 경쟁국들에 비해 매우 낮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곧 정부나 민간의 혁신을 위한 투자가 실질적인 경제 성장으로 덜 연결되는 비효율적 구조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고도 성장기에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토대로 하여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 혁신투자를 경제 성장으로 연결할 수 있는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정부도 넓은 마음으로 장기적인 차원에서 인재 양성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 정부 부문에서는 국가가 지향해야 할 인재를 양성하고 민간에서는 자신들의 혁신적인 방법으로 스스로 인재를 발굴할 수 있도록 열어주어야 한다.

정부는 시험 잘 보는 공무원이 아니라 국가가 필요로 하는 공무원을 채용해야 한다. 각 대학이나 기업들은 자신들의 혁신적 방법으로 미래지향적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우리 대학들도 과학고에서보다 못한 현미경을 사용하게 하면서 이들의 능력이 뛰어나지 못하다고 하는 무능력한 발언은 그만 하고 이들 능력을 더욱 배양할 적극적 투자를 해야 한다. 그리고 기업들은 맥킨지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정치학이나 인문학을 전공한 학생들을 채용하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시험을 보기 위하여 안경 끼고 도서관에만 앉아 있는 인재들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사회와 같이 고민하고 미래를 탐구하며 혁신을 찾아가는 미래지향적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해야 한다. 이들은 실수가 아닌 실패를 받아들이면서 혁신하는 인재들이다. 방법은 우리 주변의 선진국들 정책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우리가 채택하고 있지 않을 뿐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ㆍ그린스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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