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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꿈 위해' 청각장애인 영어발음교정 앱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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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꿈 위해' 청각장애인 영어발음교정 앱 개발

입력
2015.12.1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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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생 4명 "청력 잃었지만 국제무대서 유창한 연설하는 한국인 상상"

청력을 잃었거나 난청 등으로 잘 듣지 못해 말하는데도 어려움을 겪는 청각장애인을 위해 영어 발음 교정 애플리케이션인 '씨피킹'(SEEpeaking)을 개발한 숙명여대 학생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독일언어문화학과 하미연, 법학부 박민영, 독일언어문화학과 조은희, 글로벌협력전공 이희재씨. 하미연씨 제공
청력을 잃었거나 난청 등으로 잘 듣지 못해 말하는데도 어려움을 겪는 청각장애인을 위해 영어 발음 교정 애플리케이션인 '씨피킹'(SEEpeaking)을 개발한 숙명여대 학생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독일언어문화학과 하미연, 법학부 박민영, 독일언어문화학과 조은희, 글로벌협력전공 이희재씨. 하미연씨 제공

청력을 잃었거나 난청 등으로 잘 듣지 못해 말하는데도 어려움을 겪는 청각장애인을 위해 여대생들이 영어 발음 교정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화제다.

특히 이 앱의 아이디어가 청각장애를 가진 학생과 동료 학우들의 '우정'에서 비롯돼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14일 숙명여대에 따르면 이 대학 독일언어문화학과 하미연(21)·조은희(21), 글로벌협력전공 이희재(22), 법학부 박민영(20)씨 등 학생 4명이 스마트폰용 앱 '씨피킹'(SEEpeaking)을 개발했다.

이 앱은 영어 단어를 발음하는 입 모양을 직접 보여주면서 스스로 말하기 연습을 하도록 돕는다.

앱을 실행하면 화면이 상·중·하 세 부분으로 나뉜다.

화면 중간에 'CAT', 'TEN', 'I', 'PIG' 등 영어 단어가 나오고 상단엔 해당 단어를 발음하는 입 모양과 음성이 담긴 동영상이 제공된다. 하단은 '셀카 모드'로 작동해 사용자의 입을 비춘다.

이용자는 상단 동영상에 나오는 입 모양을 보고 하단에 비친 자신의 입 모양과 비교해가며 영어 발음을 연습하게 된다.

제시된 단어에 대한 사용자의 입 모양이 동영상과 일치하면 다음 단어로 넘어가지만 그렇지 않으면 계속 연습하도록 프로그램이 짜였다.

음성 주파수를 활용해 사용자의 발음과 표준 발음을 비교해 정확도를 높이자는 아이디어도 나왔지만 대학생 수준의 기술력으로는 실현하기 어려운 기술이어서 포기했다. 더 많은 단어와 문장을 추가하고 샘플 동영상을 보충하는 것도 숙제다.

청력을 잃었거나 난청 등으로 잘 듣지 못해 말하는데도 어려움을 겪는 청각장애인을 위해 숙명여대 학생들이 개발한 영어 발음 교정 애플리케이션 '씨피킹'(SEEpeaking) 화면. 하미연씨 제공
청력을 잃었거나 난청 등으로 잘 듣지 못해 말하는데도 어려움을 겪는 청각장애인을 위해 숙명여대 학생들이 개발한 영어 발음 교정 애플리케이션 '씨피킹'(SEEpeaking) 화면. 하미연씨 제공

이 앱 개발은 하미연씨와 박민영씨 두 사람의 우정으로 시작됐다.

앱 개발자로 참여한 박씨가 청각장애인이다. 그녀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 친구들이 의기투합해 앱을 만들어낸 것이다.

앱을 기획한 하씨는 올해 1학기 청각장애 학우 수업대필 도우미로 자원봉사를 하며 스페인어 교양 강의를 듣는 박씨를 만났다.

여행을 좋아해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는 박씨가 현지인들과 어울리며 의사소통하는 것을 꿈꾼다는 것을 알게 된 하씨가 그를 도울 방법을 고민하다 이 앱의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됐다고 한다.

하씨와 같은 과 친구인 조씨가 힘을 보탰고, 컴퓨터과학부를 복수전공하는 이씨가 프로그램 개발을 도왔다.

박씨는 지인과 인터넷 카페를 통해 청각장애 청소년을 모아 설문을 하고 '1박 2일 영어마을 캠프'를 기획해 직접 영어 환경에서 청각장애인들이 필요로 하는 점을 듣고 정리했다.

하씨는 청각장애인이 외국인과 소통하고 싶으면 필담으로 하면 되지 않느냐는 다소 맥빠지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왜 직접 영어로 말하면 안 되나'라는 오기가 생겼다고 전했다.

"청력을 잃었지만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한국인이 세계적인 지식 강연 웹사이트인 테드(TED)에 나가 자신의 삶을 얘기하는 모습을 상상합니다."

하씨는 "앱을 개발했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전문 기술과 노하우가 있는 전공자나 정부·기업·기관 등의 도움을 받아 계속 업데이트해 앱의 완성도를 높였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박씨는 "영어 발음을 바로잡아 주는 사람도 방법도 없어 힘들었는데 앱이 도움이 된다"며 "영어뿐 아니라 독일어, 프랑스어 등도 청각장애인들이 연습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앱과 함께 발음 교정 학습지도사를 뜻하는 '발음 디렉케이터'(Direcator: Director + Communicator)라는 직종을 제시해 이달 4일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2015 청년취업아카데미 창직 어워드'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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