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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을 통해 본 스타의 '은퇴 후'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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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을 통해 본 스타의 '은퇴 후'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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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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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파주 축구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초급 수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C급 지도자과정에는 48명의 현역 선수들이 참가했다. 2년 연속 K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이동국(36ㆍ전북 현대)을 비롯해 염기훈(32ㆍ수원 삼성)과 김용대(36ㆍFC서울) 등 현역 스타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12세 미만의 유소년 선수들에게 기본기를 가르칠 수 있는 C급 지도자 자격을 따기 위해 모였다. 경기규칙과 스포츠과학 등을 다룬 필기시험과 1대1 수비, 공격 등에 관련된 실기시험을 통과하면 각각 18~19세와 성인 선수들을 가르칠 수 있는 B급과 A급, 그리고 프로와 국가대표 등을 가르칠 수 있는 P급 지도자 자격을 획득할 수 있다.

2013년 처음 실시됐을 때 이 지도자과정에는 24명이 참가했다. 실시 3년째인 올해는 지원자만 64명에 달했다. 은퇴 후 삶을 미리 계획하고 싶어하는 선수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한영훈 파주 NFC 기술교육실 교육팀장은 "선수들이 은퇴 후 경력 단절 등을 우려해 미리 교육받는 것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스포츠 선수들도 은퇴 전에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부분의 선수들은 자신의 진로를 주도적으로 계획하는 것에 대해 익숙치 않다. 대한체육회가 지난해 은퇴 선수(2013년도 등록선수 중 2014년도 8월까지 선수등록을 하지 않은 자) 1만301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2,729명 중 55.08%에 해당하는 1,503명은 희망직업에 대한 물음에 '없음(진로 미결정)'이라고 답했다.

직업현황에 대한 질문에서는 '무직(1,009명ㆍ36.97%)'으로 응답한 자가 가장 많았으며 2,729명 중 경제활동인구 1,720명을 대상으로 한 월수입 현황 설문조사에서는 무응답을 제외하고 '150만 원 이상 200만 원 미만(197명ㆍ11.45%)'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 같은 결과는 선수들이 은퇴 후에도 진로에 대한 목표설정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으며 취업을 하더라도 처우가 낮은 곳에서 경제활동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시사했다.

그렇다면 대안은 없을까. 대한체육회는 2012년 시범사업을 거쳐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은퇴선수들의 취업 지원을 돕고 있다. 취업 컨설팅과 현직 멘토의 멘토링, 학원비 지원(3개월 60만 원) 등 은퇴선수 취업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은퇴한 선수들이 빠르게 자리를 잡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대한체육회 은퇴선수취업지원센터 공식운영 위탁기관인 취업포털 커리어의 최수진 과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1대1 상담을 신청해오는 분들 중에는 축구와 야구, 태권도, 수영 등 종목 은퇴선수들이 많은 편이다. 프로출신 선수나 코치들도 있는데 해당 종목에서 잘 알려진 분들도 더러 있다"고 은퇴 선수들의 현실을 지적했다. 최 과장은 프로출신인 한 선수는 은퇴 후 해당 종목 게임개발회사에 입사했으나 IT와 게임개발에 특화된 동료들과 직무능력 격차를 절감하며 결국 퇴사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현재 마련돼 있는 스포츠산업 인턴십의 경우 선수 출신끼리 경쟁하는 체계는 아니어서 선수들이 해당 인턴십의 실질적인 혜택을 보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어 점수 등 스펙에서 선수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준비가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 과장은 "은퇴선수들에게 특화된 인턴십이 마련되는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동시에 선수 개인은 현역 때부터 뚜렷한 목표설정으로 은퇴 이후의 삶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이동국(위)-C급 지도자과정 실기시험(대한축구협회 제공).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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