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예술가로 살기 힘드네”
예술활동 소득 월평균 125만원
3인 가구 최저 생계비도 안돼
전국 최초 문화생태지도 추진
‘예술가에게 가난은 숙명인가?’제주지역에서 문화예술활동을 주업으로 하는 예술인들의 월평균 소득이 125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정부가 발표한 2015년 최저 생계비 135만9,688원(3인 가구)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이 13일 공개한 ‘문화생태지도 구축사업’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예술인 실태 조사에 참여한 예술인 770명 중 문화예술활동이 주업이라고 대답한 응답자는 356명(46.2%)으로, 주업이 아니라는 응답자(414명ㆍ53.8%)보다 적었다.
주업이라고 답한 이들이 예술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월평균 소득은 125만7,000원. 특히 소득이 아예 없다는 예술가도 77명(21.6%)이나 됐고, 1~100만원도 78명(21.9%)이나 차지하는 등 10명 중 4명은 월 소득이 100만원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예술활동을 통한 월평균 소득도 32만8,000원에 그쳤다.
장르별 평균소득을 보면 공연예술 분야가 167만8,000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기타 분야 148만3,000원, 전통예술 101만4,000원, 시각예술 79만1,000원, 영상ㆍ미디어 60만원, 문학 24만9,000원 등 순이다.
또 퇴직금, 연월차, 상여금 등 법적혜택이 없다는 응답자도 68.8%(245명)에 이르렀다. 주업인 아닌 경우 예술활동을 통한 월 평균 소득은 고작 9만8,000원인 반면 비예술활동으로 얻은 소득은 174만7,000원으로 예술활동을 주업으로 하는 이들보다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번 예술인 실태조사 결과 조사 대상 중 여성(51.2%)이 남성(48.2%)보다 조금 많았다. 연령대는 40~49세가 31.3%(241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50~59세는 22.2%(171명), 30~39세는 18.6%(143명) 등 순이다.
제주에서 출생한 예술가는 76.6%(590명)으로, 도외 출생은 23.4%(180명)에 비해 3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이들의 예술활동기간은 평균 16년이며, 그 중 제주에서 활동한 기간은 약 13년8개월로 나타났다.
현승환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은 “문화생태지도 구축사업은 제주지역 내 건강한 문화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전국 최초로 실시했다”며 “이번 연구가 문화예술의 변화 양상을 파악해 향후 문화생태계 조성과 활성화를 위한 발전 전략 모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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