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윈(馬雲)이 1999년 창업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로 우뚝 선 알리바바가 홍콩 유력 영자신문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인수했다. 일각에선 이번 마윈 회장의 결정이 알리바바 경쟁사인 아마존 제프 베조스 회장이 전자상거래와 콘텐츠 업종의 융합을 추구하는 행보를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베조스 회장은 2013년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했다.
SCMP 등 홍콩 현지 언론들과 미 블룸버그통신은 12일 알리바바 그룹이 SCMP를 포함한 SCMP그룹의 미디어 부문 자산을 모두 인수하는 거래가 성사됐다고 보도했다. 알리바바는 이날 SCMP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알리바바는 중국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서방 언론 매체의 편향된 시각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SCMP를 인수를 하게 됐다”라며 “디지털 유통과 보다 쉬운 콘텐츠 접근을 통해 SCMP 독자를 세계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차이충신(蔡崇信) 알리바바 부회장은 “신문 편집에 관해선 이사회가 아니라 기존 SCMP 편집국이 결정할 것이다”라며 “유료 회원들에게만 인터넷 뉴스를 볼 수 있도록 한 페이월(Paywall) 방침을 폐기한다”고 덧붙였다.
SCMP는 112년의 역사를 가진 영자신문으로 중국 정부에는 비판적인 논조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중국 당국과 좋은 관계를 이어가야 하는 마윈 회장의 인수로 인해 중국 정부를 향한 SCMP의 시각이 무뎌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직 SCMP 기자인 윌리 람은 “마윈 회장과 중국 정부의 관계로 추정해보건대 SCMP의 중국 공산당에 비판은 무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블룸버그는 알리바바의 SCMP 인수 결정에 대해 “파라마운트 영화사에 투자하고 중국 경제전문 언론들을 거머쥐는 등 마윈의 콘텐츠 부문 확장은 계속되어 왔다”라며 “인터넷과의 경쟁에서 궁지에 몰린 종이신문을 인수했다는 점에 있어 베조스 회장과 같은 길을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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