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어느 공원이었다면 시민의식을 들먹이며 몰상식한 짓이라고 비난했을지도 모르겠다. 풀 죽은 선인장에 눈 코 입을 새겨 넣어 귀여운 강아지를 연상시키는 모습에 배시시 웃음이 나왔다. 이곳은 세계적인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와 초현실주의 작가 살바도르 달리, 호안 미로를 탄생시킨 스페인 카탈루냐의 어느 도시공원이다. 예술은 일정부분 끝없이 규범과 금기에 맞서왔다. 대한민국 법원은 지난 주 전직 대통령 풍자 포스터를 담벼락에 붙인 팝 아티스트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예술의 자유는 헌법에 따라 국가 안전보장이나 질서유지, 공공복리를 위해 법률로 제한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한번 웃어 넘기면 그만인 작은 일탈까지 자의적인 법 해석으로 심판하는 상황에 숨이 막혀온다.
멀티미디어부차장 chois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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