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지난 3분기에 신흥국에서 외국인 포트폴리오 자금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로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는 중국과 필리핀을 제외한 15개 신흥국 중 가장 많은 자금이 빠져나갔다.
선진국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저금리와 대대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펴면서 신흥국에는 2009년 이후 고수익을 좇는 자금이 과거에 비해 많은 규모로 유입됐다. 특히 신흥국 채권에 자금유입이 급격히 늘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금리정상화 과정이 시작되면 신흥국으로부터의 자금유출 강도는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3일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 3분기에 신흥국에서 외국인 포트폴리오 자금 338억 달러(약 40조원)가 순유출됐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어났던 2008년 4분기(-1,194억달러) 이후 7년 만에 최대다.
신흥국에서 외국인 포트폴리오 자금이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도 2008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올해 전체로는 신흥국으로의 자금이 순유입을 기록하겠지만, 그 규모는 2008년 이후 가장 작을 것으로 IIF는 추정했다.
국가별로 보면 3분기에 한국에서 109억 달러(약 12조8,000억원)가 유출돼 7월 이후 자료가 없는 중국과 필리핀을 제외한 15개 신흥국 중 가장 많았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6월에만 110억 달러가 유출된 것으로 나타나 한국보다 유출 규모가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들은 한국 주식에서 76억 달러를, 채권에서 32억 달러를 각각 빼갔다.
한국에서의 자금유출이 많았던 것은 한국증시가 신흥국 중 개방정도가 높아 외국인들이 자금을 빼내기가 상대적으로 쉬운데다 중국 등 신흥시장의 성장둔화에 가장 취약하기 때문이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