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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초선 비례 진선미 의원이 ‘갓선미’로 불리는 이유는?

입력
2015.12.12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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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진선미 의원실 제공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진선미 의원실 제공

12월은 국회의원들에게 ‘대목’으로 불립니다. 보통 정치후원금이 연말에 많이 들어오기 때문인데요, 같은 금배지를 달고 있는 의원일지라도 후원금액은 천차만별입니다. 인지도가 높은 다선이나 지역기반이 있는 지역구 의원들은 이미 연간 후원금 한도(1억5,000만원)를 채워 계좌를 닫기도 하지만, 초선이나 비례대표 의원들에게 이는 남의 세상 이야기 에 불과합니다. 지난해 정치후원금 모금 순위에서 꼴찌를 차지한 한 초선의원은 채 2,000만원도 모으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초선인데다 비례대표, 또 여성의원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정치 후원금계의 강자로 떠오른 의원이 있습니다. 바로 새정치민주연합의 진선미 의원인데요, 최근 진 의원의 사무실에는 후원계좌를 알려달라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진 의원의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질의를 계기로 경찰이 불법 음란사이트인 ‘소라넷’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자 이를 응원하는 의미로 20대와 30대 여성들이 후원금을 통해 진 의원을 지원하기 시작한 겁니다. 그 동안 경찰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몰래카메라 촬영 등 물의를 일으킨 소라넷을 폐쇄해달라는 요청에도 불구하고 서버가 해외에 있다는 이유로 사실상 방치해왔습니다.

특히 ‘메갈리아’라는 여성혐오반대사이트에서는 진 의원이 후원계좌에 후원금을 보내고 인증샷을 올리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진 의원에게 ‘갓선미(신이란 의미의 영어단어 갓ㆍgod)’라는 별명을 붙여주며 격려에 나섰는데요, 12일 현재까지 메갈리아에 따르면 249명의 인원이 후원에 참여했고 후원금액만 1,200만원 이상이라고 합니다. 이 사이트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20대나 30대 여성들의 후원금이 답지하고 있다고 하네요.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들의 의정활동에 이처럼 관심을 가져주는 경우가 많이 없는데 감사하다”며 “몰려드는 문의전화와 증빙을 위한 현금영수증 처리에 의원실에 일손이 모자를 정도”라고 전했습니다.

또 진 의원을 계기로 다른 초선ㆍ비례대표 의원들을 향한 2030세대 여성들의 ‘정치후원금 운동’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정치후원금은 의원과 연고가 있는 중ㆍ장년의 남성들이 내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이제 젊은 여성들이 후원금으로 자신들의 정치적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겁니다. 진 의원의 후원에 참여했던 여성 직장인 김모(27)씨는 “진 의원뿐 아니라 좋은 일을 한 국회의원은 없을까 찾아보게 됐다”며 “조만간 나와 관심분야가 맞는 다른 의원에게도 후원을 할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같은 당의 장하나, 진성준 의원이나 심상정 정의당 공동대표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하네요.

2004년 3월 정치자금법 개정으로 정치인이 개인의 소액기부 외에 후원금을 받을 수 없게 됐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유권자들이 정치인의 정책과 의정활동을 보고 이에 공감해 힘을 실어주는 본래의 의미의 정치후원금 문화는 자리잡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갓선미’의원과 같은 소액다수 정치후원금이 확산돼 다양한 집단이 제 목소리를 내는 정치가 펼쳐지기를 기대해봅니다.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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