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삼성과 넥센은 공격이 압도적인 팀이다. 삼성은 올해 팀 타율 0.302를 기록하며 이 부문 1위에 올랐고, 넥센은 팀 타율 0.298로 그 뒤를 이었다. 장타력도 뛰어났다. 넥센은 팀 홈런 203개로 1위를 달렸고, 삼성은 176개로 3위에 올랐다. 두 팀은 나란히 매서운 방망이를 앞세워 상대 마운드를 괴롭혔다.
하지만 내년에는 두 팀의 색깔이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유독 출혈이 컸기 때문이다. 삼성은 중심타선을 맡고 있던 박석민이 FA(프리 에이전트)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박석민은 올해 135경기를 뛰며 타율 0.321, 26홈런 116타점을 기록했다. 갑작스러운 박석민의 이탈은 삼성에게도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넥센 타선의 공백은 더 크다. 4년 연속 홈런-타점왕을 차지했던 4번 타자 박병호가 포스팅 시스템으로 미네소타로 이적했고, 올 시즌 최다 안타 1위(188안타)를 기록하는 등 타율 0.362, 23홈런 116타점을 기록했던 유한준도 FA자격을 얻어 kt로 팀을 옮겼다. 마운드가 약해 공격력에 더욱 힘을 실었던 넥센은 '생존'을 위해 변화를 택할 수밖에 없다.
'방망이'보다 '발'에 더욱 집중을 할 가능성이 큰 이유다. 특히나 다른 구장에 비해 작았던 목동구장을 떠나 내년부터 고척 스카이돔을 홈 구장으로 사용하게 되는 넥센에게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넥센은 일찌감치 중심 타자들의 이탈에 대비해 '빠른 발'을 강조해왔다. 올해 주전 외야수로 올라선 고종욱의 무기 역시 빠른 발이다. 고종욱은 올해 22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도루자가 14개로 많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도루 성공률이 높아지면서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유격수 김하성은 22도루를 기록하며 호타준족 유망주로 떠올랐다.
올 시즌 초반 무릎 부상을 당했던 서건창은 전반기 31경기를 뛰며 3도루에 그쳤지만 후반기 들어서는 54경기에서 6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부활' 가능성을 내비쳤다. 올해 9개의 도루를 성공하며 도루 실패는 2개에 그쳤다. 지난해 48도루를 기록했던 그의 빠른 발이 다시 살아나면 넥센의 발야구도 한층 힘을 받을 수 있다.
삼성은 박석민의 보상 선수로 내야와 외야 수비가 모두 가능한 최재원을 지명했다. 최재원은 올해 114경기를 뛰며 타율 0.247(85타수 21안타), 2홈런 13타점에 그쳤지만 14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삼성은 이미 기동력이 뛰어난 박해민과 김상수를 보유하고 있다. 박해민은 올해 60도루를 성공시키며 도루 1위에 올랐고, 김상수도 26도루를 기록했다. 최재원까지 합류하면서 더 많은 작전 야구를 구사할 수 있게 됐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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