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도훈(48) 인천 전자랜드 감독은 ‘선수 키우기’에 일가견이 있다. 특출한 스타 플레이어는 없지만 원석을 보석으로 만들어 팀을 꾸려간다. 지난 시즌에는 신인 정효근(22)을 콕 찍어 집중 조련했고, 그 결과 정효근은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대표팀으로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다.
유 감독의 눈은 올해도 어김 없이 매섭게 돌아간다. 특히 2015 신인 드래프트에서 2순위로 지명한 경희대 출신 한희원(22)을 향한다. 그는 이번 시즌 13경기에서 평균 20분27초를 뛰며 5.2점, 2.1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신인 중 출전 시간이 많은 편이다. 유 감독은 “(감독 생활) 7년 동안 신인을 이렇게 뛰게 한 적이 없다”며 “3번(스몰포워드) 자리에서 자신 있게 던지는 선수가 없어 과감히 기용해봤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우 열심히 하려고 했던 탓인지 탈이 났다. 간 수치가 올라가 2경기 결장했다. 유 감독은 “술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다”라며 웃은 뒤 “웨이트 트레이닝을 갑자기 많이 하면 근육 세포가 손상돼 간 수치가 올라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곧바로 주사를 맞아 몸은 괜찮아졌다. 얼굴도 좋아졌다. 이렇게 잘 생긴 선수인지 몰랐다”고 덧붙였다.
유 감독은 한희원의 배우려고 하는 자세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코치들이나 팀 선배들에게 물어보는 게 많다”면서 “어느 날에는 내가 정효근한테 조언을 하는데 옆에 와서 듣고 있더라”고 밝혔다. 기량에 대해서는 “팀 가드진 사정상 슛 기회가 많이 오지 않는 편이지만 공이 없어도 찬스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감독은 어김 없이 시즌 종료 후 강도 높은 훈련을 예고했다. 보통 그는 키우려고 마음 먹은 선수에게 비시즌 동안 납 조끼와 모래주머니를 차도록 하고 ‘지옥 훈련’을 지시한다. 유 감독은 “비시즌에 많은 훈련을 시키는데 한희원은 겪지 않았다”면서 “유니버시아드 대표팀 합류로 올해 빠진 정효근과 같이 하드 트레이닝을 받아야 한다. 자기가 편한 것만 하려고 하면 발전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자랜드는 전주 KCC와 외국인 선수 맞트레이드를 단행했다. KBL은 KCC의 리카르도 포웰과 인천 전자랜드의 허버트 힐의 1대1 트레이드를 승인했다. 2008~09시즌부터 2014~15 시즌까지 전자랜드에서 활약했던 포웰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외국인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KCC의 지명을 받았다가 이번 시즌 친청 팀으로 복귀하게 됐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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