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다면 야권은 물론 여의도 정치권의 전체 구도가 출렁거릴 수밖에 없다. 때문에 정치권은 안 의원의 향후 행보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측근을 비롯한 주변에서는 안 의원이 13일 탈당을 결행할 것으로 믿고 있다. 다음 행보에 대해서는 다소 이견이 갈린다. 송호창 의원을 비롯한 최측근 그룹에서는 “탈당 후 곧바로 호남을 중심으로 한 야권 신당 합류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당분간 정국 흐름을 지켜본 뒤 재차 ‘안철수 신당’을 만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캠프에 몸을 담았던 한 인사는 “지난해 민주당과 합당 전까지 자신의 당을 만들려고 했기 때문에 창당 작업 자체가 낯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안 의원의 행보는 향후 탈당 도미노의 속도와 강도에 달렸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측근 그룹으로 분류되는 문병호 의원은 안 의원이 탈당만 결행하면 이르면 내주초 호남 및 수도권에서 5∼10명 가량의 1차 동반탈당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다음 주초 동반탈당 방침을 밝히면서 "호남민심이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핵심이지만 12월말 정도까지 2,3차로 진행이 되면서 총 30명 전후가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벌써부터 동반 탈당 인사들의 이름까지 거명되고 있다. 최근 새로 결성된 비주류 모임인 구당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김영환ㆍ강창일ㆍ김동철ㆍ신학용ㆍ김영록ㆍ노웅래ㆍ문병호ㆍ유성엽ㆍ이윤석ㆍ장병완ㆍ정성호ㆍ박혜자ㆍ최원식ㆍ황주홍 의원 등의 일부가 탈당 행렬에 동참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부에서는 정운찬 전 총리,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 등 여권의 합리적 보수 세력과 손을 잡고 중간지대에서 탈이념적 정당을 만들 경우, 총ㆍ대선에서 파괴력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안 의원이 합당→탈당→창당 추진을 되풀이 해 온만큼 신당 창당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때문에 천정배 무소속 의원의 국민회의(가칭)를 비롯해 야권 신당 추진 세력과 공조를 모색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호남 자민련’이라는 프레임에 빠지게 되고 신당 추진 세력들의 정체성 문제가 집중 부각되면서 혼선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