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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보는 美 민주당 경선 돌풍의 주역 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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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보는 美 민주당 경선 돌풍의 주역 샌더스

입력
2015.12.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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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주자인 버니 샌더스(가운데) 상원의원이 8일 흑인 종교 지도자들의 안내로 볼티모어 폭동의 진앙지였던 샌드타운-윈체스터 지역을 돌아보고 있다. 볼티모어=AP 연합뉴스
민주당 대선주자인 버니 샌더스(가운데) 상원의원이 8일 흑인 종교 지도자들의 안내로 볼티모어 폭동의 진앙지였던 샌드타운-윈체스터 지역을 돌아보고 있다. 볼티모어=AP 연합뉴스

버니 샌더스의 정치 혁명

버니 샌더스 지음?홍지수 옮김

원더박스?416쪽?1만8,000원

버니 샌더스의 모든 것

버니 샌더스 지음?이영 옮김

북로그컴퍼니?328쪽?1만5,000원

지난 7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올해의 인물’ 선정을 위해 실시한 독자 투표에서 대선주자 버니 샌더스가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샌더스의 지지율은 10.2%, 2위인 최연소 노벨 평화상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5.2%)의 두 배에 달했다.

오바마보다 ‘과격한’ 전술로 미국 민주당 대선 돌풍의 주역으로 떠오른 버니 샌더스가 집필한 책이 잇따라 출간됐다. 스스로 쓴 자서전과 그를 일약 ‘전국구 스타’로 만든 2010년 12월 연설문이다.

‘버니 샌더스의 정치 혁명’은 1996년 미 하원의원 4선 당선 직후부터 쓴 그의 유일한 회고록이다. 96년 승리의 밤부터 출생, 성장, 아웃사이더 정치인으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 이 책은 이듬해 미국에서 발간됐고, 올해 ‘돌풍’과 더불어 재출간됐다.

그는 1941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페인트 판매원의 아들로 태어났다. 민주당에 투표했지만 정치에는 별 관심 없던 유대계 부모, 먹고 살 정도는 됐으나 “방 세 개 반짜리 월세 아파트에서 나와 우리 집을 장만하는 어머니 꿈을 이루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환경은 그에게 뾰족한 사회인식을 심어주었다. “덕분에 나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경제적으로 쪼들리고 수입이 안정적이지 않으면 삶이 얼마나 큰 영향을 받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깨달음을 결코 잊은 적이 없다.” 시카고대 재학 시절 학생운동에 뛰어 들었고 베트남전 반대 평화운동, 인종차별 철폐운동, 노동운동에 참여하며 민주사회주의자로 성장했다.

그는 1981년 무소속으로 미국 남북전쟁 이후 100년 이상 공화당 텃밭으로 불리던 버몬트주 벌링턴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그리고 단 10표 차이로 민주당 후보를 이겼다. 시장 4선, 연방 하원의원 8선을 역임하고 연방 상원에 진출해 현재 재선의원이다. 요컨대 그는, 미국에서 상원의원을 역임한 최초의 무소속 좌파 정치인이 됐다.

이런 기적의 원동력은 진정성과 낙관주의다. 72년 처음 정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줄곧 한자릿수 득표율로 흑역사를 쓰던 시절에도 그는 “정치적 변화를 일으키는 과정은 길고 험난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중요한 법안 수립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의미를 부여한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7일 워싱턴 선거 캠페인 사무소에서 생방송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민주당 대선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7일 워싱턴 선거 캠페인 사무소에서 생방송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그를 전국구 스타로 만든 사건은 2010년 12월 10일 미국 의회 연설이다. 그는 당시 오바마 정부의 ‘부자 감세’를 포함한 감세법안 통과에 반대, 8시간 37분에 걸친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를 했다. ‘버니 샌더스의 모든 것’은 이 연설과 대선 공약을 기록한 책이다.

정계 입문 이래 지나치리만큼 일관된 샌더스의 화두는 불평등 문제였다. 고희(古稀)를 눈 앞에 둔 그는 이날 아침 10시 반부터 밥을 먹지도, 심지어 화장실을 가지도 않은 채 ‘오히려 부자 증세를 통해 그 돈을 기반시설에 투자해 일자리 창출하고, 중산층 붕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는 매우 중대한 세금 법안에 합의했습니다. 제 관점에서 이 합의는 부당거래입니다”로 시작하는 이 연설은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문제 등으로 연설 내용을 확대한다. 이 과정에서 대기업 탈세, 사회보장제도의 민영화 시도, 미국의 아동 빈곤율, 실업문제 등에 대해 설명하면서 빈곤층이 확대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연설 동영상의 조회수가 폭발했고, 각 언론은 기사를 쏟아냈다. 1972년 버몬트주 하원 의원에 도전한 그의 득표율은 2%, 40년 후인 2012년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얻은 득표율은 71%였다.

유쾌하고 논리적인 두 책은 ‘샌더스 현상’의 핵심을 요약한다. 약자를 우선하는 정의를 늘 진지하면서도 일관되게 주장해 온 것이 오늘날 샌더스의 열풍의 전부인 것이다. 결론은 단순하다. 정의는 복잡한 개념도 새로운 개념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버니 샌더스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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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니 샌더스의 정치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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