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복귀 앞두고 “제대증 못 받은 말년병장 심정”
“한국 경제는 지금 선방 중… IMF 같은 위기 없을 것”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위해 정치권 복귀를 눈앞에 둔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수출에서 조금만 받쳐 줬더라면 한국 경제가 4% 가까이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올해 성장률 부진의 원인으로 수출 둔화 등 대외환경을 지목했다.
최 부총리는 10일 저녁 기자간담회에서 “세계경제 교역량 감소를 우리 스스로의 노력만으로 극복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수출 때문에 올해 성장률을 1%포인트나 까먹게 생겼다”고 말했다. 정부가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올해 ‘3% 성장률’을 포기하지는 않았지만,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올해 성장률을 2.6%로 내려 잡는 등 3% 목표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최 부총리는 “취임 1년 반이 되는데 10년 같이 느껴질 정도로 안팎에서 큰 일이 많았다”며 재임 기간을 돌아봤다. 그는 “경제 위기 파고를 극복하기 위해서 안 해본 게 없다”며 “특히 올해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전천후 소방수 역할을 요구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중국 경기 둔화와 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 악재가 예상되는 내년의 한국 경제 전망과 관련해서 “지나치게 비관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부총리는 “한국 경제 위기설은 일부 과장된 것”이라며 “객관적으로 보면 한국이 위기상황에서 선방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내외 여건을 다 짚어봐도 제2의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가 올 것은 전혀 아니다”고 덧붙였다.
조만간 후임 부총리 내정 인사가 발표되는 것과 관련, 최 부총리는 “제대증을 못 받고 있는 말년 병장의 심정”이라 비유하며 “세간에서 내가 누구를 후임자로 추천했다는 얘기도 있는데 전혀 아니다”고 강조했다.
세종=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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