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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KBO ①] 사랑의 골든글러브, 더 빛나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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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KBO ①] 사랑의 골든글러브, 더 빛나야 하는 이유

입력
2015.12.1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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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지난 8일 열린 2015 KBO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는 사상 최초 10번째 황금장갑을 낀 이승엽(삼성)과 최다 득표자인 김현수(두산), 눈물의 수상 소감을 밝힌 박석민(NC) 등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그런데 포지션별 최고 선수 못지 않게 의미 깊은 수상자가 또 있었다. 바로 '사랑의 골든글러브'를 받은 강민호(롯데)이다.

사랑의 골든글러브는 한 해 동안 선행에 앞장 선 선수 또는 단체에 수여된다. 1999년부터 시상이 시작됐지만 아직까지도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한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로베르토 클레멘테상과 비교되는 점이기도 하다. 1972년 니카라과 지진 피해 구호물자를 싣고 가다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클레멘테를 추모하는 뜻에서 만들어진 이 상은 경기장 안팎에서 선행을 한 선수에게 돌아간다. 2005년 수상자 존 스몰츠는 "이 상은 지금까지 내가 받은 상 중에 가장 큰 상이다. 사이영상을 받았을 때보다 더 영광스럽다"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그 만큼 권위 있고, 존경 받는 상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봉사와 기부 등 '나눔'에 대한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사랑의 골든글러브에 대한 인식을 재고할 때가 됐다. 인정을 받기 위해 기부에 나선 것은 아니지만, '실천'을 통해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선수들에 대한 더 뜨거운 격려와 존경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미 남몰래 기부를 하고 있는 선수들은 많다.

올해 수상자 강민호는 부산지역의 폭우 피해 이재민을 위한 성금(3,000만원), 디딤씨앗통장 후원금(1,000만원) 기부와 매년 지역소아암협회와 자매결연을 통해 소아암 환우를 돌보는 등 뜻 깊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좋은 일을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느껴지는 많은 감정들이 있더라"고 말했다.

'몸값 거품'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올해 FA(프리에이전트)로 대형 계약을 맺은 선수들의 연이은 기부 소식은 더 반갑다. 이들의 계약은 금액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이미 함께 사는 사회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이들의 실천이 가려져선 안 된다.

지난달 NC와 4년 최대 96억원의 금액에 계약해 FA 대박을 터트린 박석민은 통 큰 기부 대열에 동참했다. 그는 계약기간 4년 동안 매년 2억원씩 8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4년 60억원에 롯데로 FA 이적한 손승락도 지난 7일 서울 서초구청에 1억원을 기부하고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 손승락은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아온 만큼 돌려드리고 싶었다"며 기부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이미 그는 남몰래 꾸준히 기부를 이어왔다. 2011년 몽골에 야구용품 지원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매년 베트남, 캄보디아, 스리랑카 등에 글러브와 포수 장비를 보냈다.

2년 36억원에 삼성에 잔류한 이승엽은 계약금 16억원 중 3억원을 출연해 꿈나무 야구선수 육성을 위한 '이승엽 재단(가칭)'을 만들 예정이다. 그는 올 6월 통산 400홈런을 쳤을 때도 구단으로부터 받은 포상금 5,000만원 전액을 모교인 경상중학교에 전달하는 등 기부 문화에 앞장서고 있다. 선수뿐 아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2013년 말 삼성과 3년 재계약을 하며 계약금 6억원 중 2억원을 기부해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실천으로 주목 받았다.

어느덧 프로야구에서도 기부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승엽은 "기부는 앞으로도 계속 할 생각이다. 기부가 남에게 보여지기 위해 행해져선 안 된다"며 "공인이든 아니든, 금액이 얼마가 됐든간에 다른 사람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더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사진=롯데 강민호.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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