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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가 더 근사하겠지, 문근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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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가 더 근사하겠지, 문근영이니까

입력
2015.12.1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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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한 사람을 설명하는 수식어의 무게는 상상을 초월한다. 대중이 쉽사리 수식어로 이름을 대신할 때 본인에게 가해지는 하중은 조금씩 무거워져 간다. 문근영은 부정할 수 없는 국민여동생의 대표 배우다. 문근영은 10대를 거쳐 20대를 지나는 동안 국민여동생의 무게를 지고 왔다. 인터뷰 내내 함께 지내온 수식어의 무게를 언급했고, 30대가 기다려진다는 말이 빈말처럼 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문근영의 30대를 함께 응원하고 싶어졌다. 2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 SBS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을 통해 멜로 없는 장르물을 끝낸 문근영을 만났다. 문근영은 이 드라마에서 시청자들에게 언니의 죽음을 쫓다 한 마을이 숨긴 큰 비밀을 드러내는 역할로 색다른 재미를 줬다.

-드라마가 끝났다.

"작품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 기분이 좋다. 다른 것보다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는데 이제 현장을 못 가니 제일 아쉽다. 드라마 현장이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좋았다. 콘티와 동선이 다 정해져 있어 카메라와 배우만 맞추면 됐다. 이런 분위기에서 일해본 게 간만이라 되게 좋았다."

-미스터리 스릴러물에 출연했다.

"이런 장르를 좋아한다. 출연 제안을 받을 때 3부까지 대본을 받았는데 짜임새 있게 쓰여져 마음에 들었다. 이용석 감독과 도현정 작가를 만났을 때 이 퀄리티를 16부까지 유지할 수 있는지 확인을 받고 싶었다."

-이용석 감독이 출연 제안 없이 대본만 전달했다고 들었다.

"맞다. 대본만 줬다. 하겠다고 했더니 되레 '왜'라고 물었다. '좋으니까 하죠'라고 답하니 '얘 독특하네'라고 했다."

▲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문근영이 하리라는 기대가 없었다는 얘기인가.

"'바람의 화원' 이후부터 왜 만날 문근영이 해야 하는 연기를 해야 하지 하는 불만이 있었다. 서브 캐릭터에도 매력을 느끼고 진지하게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하면 농담하지 마세요, 거절할 거면 솔직하게 말하라는 얘기도 들었다.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달려들 용기도 없었다."

-멜로를 기대했던 시청자들도 있다.

"뚜껑을 열어보니 문근영이 선택한 작품치고 밋밋하다, 선택할 이유가 있을 것이다는 얘기를 들어 오히려 놀랐다. 대중이 나에 대한 기대치가 있구나하고 생각했다."

-드라마의 어떤 점에 끌렸나.

"장르의 집중하겠다는 감독의 의지와 멜로가 없는 점이었다. 이 감독이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 병원 학교에서 연애질하는 드라마가 문제라고 했다. 예전과 달리 큰 두려움, 고민 없이 좋아서 선택했다."

-최근의 '1박2일'이나 영화 '사도' 특별출연은 의외였다.

"스스로를 어리다고 생각하니 판단을 확신할 수 없었다. 대중이 바라는 시선에 맞추려고만 했다. 그러니 사무실이 가는 방향을 따라갈 수 없었고.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런 불만들을 내가 해결할 용기를 내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는 용기를 내 욕심도 부려가며 능동적으로 찾아가려 한다. 영화 '사도'부터 생각을 바꿨다. '1박2일'은 내가 안 나가면 10년 사이 스타일리스트를 부를 것 같아 마음 먹고 나갔다. 한 번도 동생답게 예쁜 짓을 해본 적이 없었다."

-국민여동생이라는 타이틀은 어떤가.

"(타이틀의) 기대치가 있었다. 대학을 갈 때 욕먹고, 사람들의 기대치에 따라 실망이 될 수 있어 크게 데였다. 실수를 하면 안됐다. 사실 실수를 해도 되는 나인데 나는 늘 잘 해야 했고, 잘하면 본전이었다. 연기도 생활도 늘 잘해야만 됐다. 20대의 배우에게 스트레스 였고, 해결하려는 노력조차 힘들었다. 오죽하면 착하게 보는 시선도 싫었다."

▲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내년이면 서른이다.

"20대가 너무 힘들었다. 국민여동생이란 타이틀로 열일곱, 열여덟 살에 머물러 있었다. 이제사 제 나이를 찾은 것 같다. 생각과 마음이 변화하면서 사실 30대가 더 기다려진다."

-이전과 달리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이러기도 얼마 안됐다. 예전엔 모든 게 조심스러웠는데 이제는 여러 면에서 편해졌다. 배우로, 사람으로서 편해졌다. 국민여동생으로 불린 뒤부터 다 조심스러웠다. 그런 고민을 10년 정도 하니 더이상 (고민하기) 싫었다. 머물러 있는 것도 한심했다."

-'마을' 촬영 동안 소속사 이사가 현장 매니저 역할을 했다.

올해 생일날 헤어 아티스트, 스타일리스트와 함께 술을 마시며 20대가 가기 전에 마지막 작품 하나 해야하지 않겠어라고 했더니 매니저가 스물아홉 전에 작품하면 30대의 마지막을 너와 함께 보낼게 라고 하더라. 몇달 뒤 마을을 하게 돼 현장 일을 봐줬다.

-보약도 먹여가며 관리했더라.

"붕어즙을 매일 한 포씩 줬다(웃음)."

▲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김지수 김아중과 절친이다. 의외다.

"쿵짝이 잘 맞는 사이다. 20대부터 40대까지 나이대가 달라 연기 고민부터 여배우와 여자로 고민을 자유롭게 나누고 있다. 연차가 달라 얘기할 게 무궁무진하다. 드라마 모니터링도 해줬다."

-셋이 제주 올레길 여행도 다녀왔다.

"언젠가 여행을 같이 가자고 말이 나와 단체 채팅방을 만들었는데 흐지부지 되는 것 같았다. 보다 못해 내가 비행기와 숙소를 골라 떠났다. 한 번 갔다 왔으니 다음엔 해외여행도 가보고 싶다. 나영석PD의 '꽃보다 청춘' 시리즈를 해보고 싶다(이에 대해 김아중도 오케이라는 답변을 해왔다)."

-연애는 안하나.

"스물일곱에 작품할 때 한 여배우와 연애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다. 교제한 적이 별로 없다고 하니 술이나 먹자고 했다. 나와 같은 상황인가봐 했더니 어떻게 그러고 사느냐 그러더라. 연애는 잘 모르겠다. 날 온전히 아껴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새해 계획은.

"구체적 계획은 없지만 닥치는 대로 하고 싶다. 사무실에 누누이 하는 얘기지만 단막극도 하고 싶다. 누군가의 뮤즈도 되고 싶다. 연출 분야는 제대로 공부해서 아주아주 나중에 해보고 싶다."

이현아 기자 lalal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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