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여학교로서 동창들의 모교에 대한 자부심과 감사하는 마음이 큰 것을 새삼 확인했습니다.”
김영자 이화장학재단 이사장은 9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최근 고교 장학재단으로는 이례적으로 장학기금 100억원을 넘어선 원동력을 이렇게 말했다. 2010년 10월 이화여고로부터 학교발전기금 42억원을 받아 설립한 재단은 5년 만에 기금을 108억원까지 늘렸다. 기금은 이화여고 졸업생들이 보탠 크고 작은 기부의 결과물이다. 해외 거주 동창들까지 힘을 보탰다.
이화여고는 1886년 해외여성선교회에서 파견된 스크랜튼 선교사가 서울 황화방(지금의 중구 정동)에 설립한 한국 최초의 사립여성교육기관 이화학당에서 출발했다. 2012년부터 이사장을 맡은 김 이사장은 “129년간 이어오면서 학교 터를 옮기지 않고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도 동창생들이 모교를 아끼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장학기금은 재단 운영에는 단 한 푼도 쓰지 않는다. 성적이 우수하거나 가정형편이 어려운 재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교사 해외 연수 지원, 고교 기숙사 건축 지원 등에 쓴다. 1,300여 학생 중 매년 200여명이 장학금을 받는다. 김 이사장은 “장학금을 받은 학생이 학교에서 받은 도움을 사회에 나가면 돌려주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재단은 장학기금 100억원 돌파를 기념해 14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감사 모임을 연다. 이날 모임에는 5,000만원 이상 고액 기부자들과 기 대표들이 참석한다.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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