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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美 금리인상 이미 예상… 여파 제한적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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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美 금리인상 이미 예상… 여파 제한적일 것”

입력
2015.12.1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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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취약신흥국 경제위기 발생이 美금리인상 최대 리스크”

“유가하락폭 예상 넘어” 내년 성장률 전망치 하향 시사

“소비, 정부시책 종료에도 급속히 둔화되진 않을 것”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 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유가 하락세가 예상 외로 큰 폭으로 진행되고 있고 글로벌 경기 회복세도 생각보다 약하다"며 한은의 내년도 우리 경제 성장률 및 물가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은은 지난 10월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내년 성장률을 2.7%,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7%로 각각 전망한 바 있다.

이 총재는 다음주 15~16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면서도 "시장이 예상해온 사안이며 금리인상 속도도 완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한국 및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내년부터 3년 간 적용될 새로운 물가안정목표에 대해 "정부와의 협의가 마무리 단계"라며 다음주 확정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총재의 주요 발언.

▦미국 금리인상 관련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곧바로 한은의 금리인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미 금리인상 기대가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고 속도도 완만할 것이므로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도 대응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본다.

-미 금리인상의 파장이 의외로 커져 국내시장 불안이 높아질 경우에 대비해 컨틴전시플랜(비상 계획)을 마련해놓고 있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방안은 시중 유동성을 여유 있게 관리하는 것이다. 지난달 하순 단기금리가 급등했을 때도 한은이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은행 지급준비율을 여유 있게 관리해 금리를 안정화시킨 바 있다. 회사채 시장 불안이 우량기업에 파급되고 대출시장에도 영향을 줄 경우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

-미국 금리인상에 따라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취약신흥국에 경제위기가 발생해서 여타 신흥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다. '국제금리 인상→국내금리 인상→국내 실물경기 부정적 영향'도 예상가능한 채널이다.

▦중국 경제 관련

-현재의 위안화 약세가 지속되거나 폭이 커지면 한국기업 수출가격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위안화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도 부정적 효과를 상쇄시킬 것으로 본다.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구성통화 편입은 장기적으로 위안화 강세 및 중국으로의 자본유입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원화도 이에 따라 여러 영향을 받겠지만 시간을 두고 나타날 것이며 대비도 하고 있다.

▦내년 경기전망 관련

-지난 10월에 내년 전망치를 대략적으로 밝혔는데 이후 여건 변화가 생긴 것이 사실이다. 글로벌 회복세가 생각보다 약하고, 유가 하락세가 예상 외로 큰 폭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는 분명한 하방 리스크다. 그러나 한중 FTA가 발효됐고 국회의 경제활성화 입법 추이도 지켜볼 필요도 있다. 이러한 여건 변화를 감안해서 내년 1월 중 한은의 2016년 (수정)경제전망을 말씀드리겠다.

-지난 10월 전망치는 내년 유가가 50달러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제 아래 추정된 것이다. 그러나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생산 감축 합의 실패, 이란의 원유생산 재개, 글로벌 경기둔화 등에 따른 수요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유가가 30달러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최근 유가하락이 예상을 벗어나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내년 물가에도 상당 부분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 점도 감안해 내년 1월 전망을 발표하겠다.

▦국내 경기 관련

-소비 호조가 정부 정책에 힘입은 바가 큰 것은 사실이다.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정부 시책이 올해 말로 끝나면 내년 소비 급감이 일어날 것이란 이른바 '소비 절벽'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호조에는 소비심리의 전반적 개선, 소득여건 개선, 유가하락에 따른 실질구매력 증가 등이 작용하고 있는 만큼 급속히 소비가 둔화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

-주택시장에 공급 물량이 늘어나면서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수요 면에서 보면 주택 구입의 상당수가 실거주 목적의 구입인 점, 2인 가구가 크게 늘어나는 등 가구수요 구조가 변화하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미국 금리인상이 좀더 가시화된 지난달 들어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금 유출이 늘고 있다. 그러나 자금유출 양상을 살펴보면 헤지펀드 등 단기 투자자금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중국 A주가 MSCI 신흥국지수에 편입되면서 해당 지수의 영향을 받는 투자자가 자금을 빼가는 일시적 요인도 작용하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이 시작되고 신흥국 상황이 악화되면 선진국으로 자금이 흘러가는 현상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기초경제 여건, 외환건전성,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 등을 감안해볼 때 제한적 영향에 그칠 것으로 본다.

-조만간 시행될 가계부채 종합관리대책 수립 과정에 한은도 함께 참여했다. (지난해 8월)주택담보인정비율(LTV) 및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이후 가계부채가 소득 증가를 넘는 속도로 늘고 있는 만큼 증가 억제책이 조속히 실시될 필요가 있다.

▦금통위 회의 횟수 축소 관련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통방회의)를 현행 연 12회에서 8회로 줄이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곧 결론을 낼 것이다.(*이달 24일 금통위 비(非)통방회의에서 의결될 것으로 예상) 다만 촉박한 준비 일정을 감안해 시행 시기는 내년 이후가 될 것이다. 내년엔 현행대로 연 12회 실시한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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