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이름 석자가 이젠 브랜드 네임이 된 여자가 있다. 화가 육심원은 여자들이 가장 되고 싶은 공주를 주제로 그림을 그려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젠 이 그림을 갤러리 뿐 아닌 다이어리에서, 화장품에서 만날 수 있다.
-우선 화가 육심원이 궁금하다.
"2002년 인사동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면서 '작가 육심원'을 알리게 됐다. 당시 친구가 홈페이지를 제작해주면서 온라인을 통해 인지도를 확장할 수 있었다. 팬들이 댓글을 달아주는 등 많은 관심을 보였다. 평론가들의 평가보다 온라인 상에서 더 빠르게 화제가 됐다."
- 그림들이 하나같이 다들 행복한 공주의 모습이다.
"본인이 잘 아는 것을 그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여자'가 자연스럽게 소재가 됐다. 여자는 나에게 '내가 가장 잘 아는 인물'인 동시에, '가장 흥미로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또한 '세상의 모든 여자는 공주'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주의 자격은 자신을 아름답고 귀한 존재로 인정하는 자신감에 달려 있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들이 예쁜 척할 때의 모습도 나는 굉장히 사랑한다. 팬들이 나의 그림을 봤을 때 행복해지고, 더욱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그림에 대해 어렵게 진지하게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친근감 있는 그림, 보면 기분 좋은 그림, 갖고 싶은 그림을 그리고 싶기 때문에 '여자'라는 주제를 선택한 것인지도 모른다.
- 육심원의 캐릭터들은 다양한 캐릭터와 이름을 갖고 있다.
"내 스스로도 '내 성격은 이렇다'고 정의를 내릴 수가 없다. 때로는 새침하고, 때로는 여성스럽기도 하고, 도도하거나 발랄하거나 내숭을 떨 때도 있다. 이처럼 모든 여성들 내면에 담긴 다양한 모습을 그림으로 담아내고 싶었다. 캐릭터의 외모적인 특성도 특성이지만, 무엇보다 내면이나 성격의 느낌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그림의 목적이기도 하다. 각 그림 캐릭터의 성격을 가장 잘 표현해줄 수 있는 것이 이름, 혈액형 등이라고 생각했고, 이를 통해 또 다른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것도 즐거운 일이라 생각했다. 원화의 제목들은 모두 '공주' 이다."
- 육심원 그림은 사실 갤러리보단 매장에서 만나는게 더 익숙하다. 얼마전엔 패션 뷰티까지 제품군을 확장했더라.
"가장 처음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사람들이 내 그림을 일상 속에서 보다 친근하고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그래서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게 되었고, 예전부터 아티스들의 작업 공간이나 화랑, 공방 등이 많았던 가로수길을 좋아해서 가로수길에 복합 문화 공간의 개념으로 건물을 세우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던 것이 지금의 까페와 매장을 겸비한 육심원만의 공간이 되었다.
사실 현재까지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벤치 마킹을 할 비슷한 컨셉트의 브랜드가 없었기 때문에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하는 셈이었다. 패션 업계에서 말하는 시즌 별 트렌드를 따라가기 보다 늘 작품이 가장 예쁘게 표현될 수 있는 제품을 우선으로 구상하며, 올해의 컬러, 올해의 디자인보다 탄생하는 작품 캐릭터에 맞는 컬러, 디자인, 소재 등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왔다. 그런 점에서는 국내 유일의 브랜드라고 자부할 만하다. 앞으로도 고객들이 입어서 작품이 예뻐 보이고, 입는 사람도 예쁘게 보일 수 있는 패션 제품과 최근 선보인 코스메틱 제품들을 더욱 다양하게 확장하고 싶은 바람이다."
-앞으로 어떤 제품군으로 확장이 될까.
"다양하게 시도해볼 만한 아이디어가 너무 많다.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만화)이나 육심원 작품으로 제작된 침구류, 리빙 용품 등으로 구성한 호텔도 기회가 된다면 꼭 시도해보고 싶다. 캐릭터 별 방을 구성한다든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생각만으로도 기분 좋아지는 아이디어들이다."
-중국에서도 인기다.
"판빙빙과 쑨리가 육심원 제품을 든 모습이 중국드라마나 사진을 통해 공개되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갔다. 이 즈음 면세점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더욱 활발하게 중국 진출을 모색하게 됐다. 특히, 올 가을에는 인기 여배우 판빙빙이 직접 가로수길 매장을 방문해 제품을 구매해가기도 했다.
육심원의 경우, 한번 구매를 하고 끝나는 고객이 아니라 꾸준히 제품을 구매하는 마니아층이 많기 때문에 매년 다이어리나 캐릭터별로 제품을 모으는 고객들이 많다는 것도 타 브랜드와 차별되는 점이다. 최근에는 중국 내에서 의류 제품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유아정 기자 porol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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