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편에 출연한 탈북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북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이모부 리강(60)씨가 자신은 권력의 비정함 때문에 미국으로 망명했다고 밝혔다. 리강씨의 부인 고영숙은 김정은 생모 고영희의 여동생으로, 리강ㆍ고영숙 부부는 김정은과 동생 김여정이 스위스에서 유학생활을 할 당시 이들을 돌봤다.
9일 통신사 연합뉴스에 따르면 리씨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아내는 아픈 언니(고영희)의 치료를 주선할 생각에, 나는 권력의 무서움 때문에 미국으로 갔다”고 주장했다. 리씨는 “김정일 전 위원장 옆에서 20여년을 보내며 권력의 비정함을 느꼈다”며 자신도 30세 전후 권력의 정점에 섰지만 김정일 사후 벌어질 일이 걱정돼 1998년 미국행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리씨는 또 아내 고씨와 함께 1996년부터 2년여 동안 스위스 베른에서 유학 중이던 10대 김정은의 숙식과 학교 문제 등을 뒷바라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김정은은 화끈한 성격에 운동을 좋아했고 김여정은 사람들과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성격이었다”고 전했다.
리씨는 또 김정은 어머니 이름은 고영희가 아니라 ‘고용희’가 맞고, 이모 이름도 고용숙이며 둘 다 한자로 ‘얼굴 용’(容)자를 쓰는 용자 돌림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이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한 것에 대해서는 “상상이 안 간다”며 즉답을 피했고, 김정은의 이복형인 김정남과 그의 아들 김한솔이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장성택이 책임져 우리는 간섭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현재 미국에서 신분을 감춘 채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두 아들과 딸은 미국 다른 주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리씨 부부는 자신들이 김정일의 비자금 30만 달러를 훔쳐 도주했다고 주장한 종편 출연 탈북자들의 이야기가 사실무근이라며 최근 이들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6,000만원의 명예훼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연합뉴스ㆍ박주희기자 jxp938@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