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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없이 마주 달리는 文·安

입력
2015.12.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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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식, 윤관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9일 수도권 의원 회동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영식, 윤관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9일 수도권 의원 회동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당 중진부터 박원순 서울시장까지 다양한 중재안을 제시하며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의 화합을 촉구했지만, 정작 두 당사자는 기존 입장을 공고히 하며 상황은 극단을 향해 치닫고 있다.

文 사퇴·安 탈당 불가 여론 확산

문 대표와 안 의원의 갈등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새정치연합 내 여론은 문 대표에게 점점 불리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비주류계의 ‘문 대표 사퇴’ 주장에 대해 당 중진들과 수도권 일부 의원들까지 동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안 의원이 탈당한다면 총선에서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문 대표 사퇴 여론은 특히 수도권 지역에서 강하다. 문 대표와 상당한 친분관계를 유지했던 오영식ㆍ조정식ㆍ민병두 의원 등 10명의 수도권 의원은 9일 회동을 가지고 “현 지도부 체제만으로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쪽으로 의견을 수렴했다. 안 의원의 혁신 전당대회안을 수용한 것은 아니지만, 문 대표가 일선에서 퇴진하고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하자는 취지다. 이들은 나머지 수도권 의원들의 의견을 취합한 뒤 20여명 이상의 서명이 나오면 문 대표와 안 의원에게 중재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문재인 대표가 9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가계부채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굳은표정으로 뭔가를 생각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이 문재인 대표가 9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가계부채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굳은표정으로 뭔가를 생각하고 있다. 연합뉴스

3선 이상의 중진과 전·현직 원내대표들도 적극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들은 “문 대표의 살신성인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 시급하다”는 취지의 중재안을 금명간 문 대표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비주류 중심의 ‘구당모임’도 이날 조찬 회동을 갖고 문 대표 사퇴 필요성을 거듭 확인한 뒤 당내 중도지대 정치인들의 모임인 통합행동 측과 공동 중재안 구성을 위해 대화를 이어갔다.

당 외부에서도 중재안이 쏟아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문 대표와 안 의원의 결별은 있어서는 안 되며 단합을 위한 어떤 방안이라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과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 소장 개혁파 원외 인사 20명도 이날 공개 성명을 통해 “안 의원은 탈당을 기정사실화 하지 말고, 문 대표는 당 혼란에 책임을 지고 대화하라”고 촉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혁신 전당대회' 제안을 문재인 대표가 거부한 데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안 전 공동대표가 국회 본청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혁신 전당대회' 제안을 문재인 대표가 거부한 데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안 전 공동대표가 국회 본청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진 중재에도 문ㆍ안은 평행선만

안팎의 사퇴 압력에도 불구하고 문 대표는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문 대표는 전날 이종걸 원내대표가 “당무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최고위원회에는 불참하겠다”는 말과 함께 자신의 사퇴까지 언급하자 격한 언어를 쓰며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이 원내대표가 최고위에 불참하자 “의원들이 뽑은 원내대표는 어쩔 수 없지만, (당무를 거부 중인 최재천 정책위의장 자리와 같이) 당 대표가 임명할 수 있는 당직은 교체할 수밖에 없다”며 정면 돌파 의지를 천명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사흘째 두문불출 중인 안 의원은 이날도 장고를 거듭했다. 서울 모처에서 고민을 이어가고 있는 안 의원은 최근 문 대표 사퇴론이 불거지는 당 상황을 휴대폰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원의 핵심 측근은 “문 대표가 사퇴하더라도 혁신 전대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상황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당의 환부를 수술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지가 강한 만큼 고민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이날 당무위가 안 의원의 혁신안을 의결하지 않고 최고위로 다시 넘긴 점을 고려할 때 내주 초까지 안 의원의 장고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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