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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 鎭山 비봉산, 제 모습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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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 鎭山 비봉산, 제 모습 찾는다

입력
2015.12.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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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91억 들여 110㏊에 3개 테마 조성…‘내 나무 갖기’ 등 범시민운동도 전개

각종 무허가 건축물과 무분별한 경작 및 콘크리트 도로 등으로 생태계가 크게 훼손된 비봉산의 현재 모습. 진주시 제공
각종 무허가 건축물과 무분별한 경작 및 콘크리트 도로 등으로 생태계가 크게 훼손된 비봉산의 현재 모습. 진주시 제공

경남 진주시가 각종 무허가 건축물과 텃밭, 콘크리트 도로 등 무분별한 개발로 신음하고 있는 진주의 진산(鎭山) 비봉산의 제 모습 찾기에 나섰다.

시는 비봉산 일대 110㏊에 91억원을 들여 ▦봉황숲 생태공원 ▦비봉산 산림공원 ▦봉황교~비봉산을 잇는 생태 탐방로 등 3개 테마로 제 모습 찾기 조성사업에 나서는 한편 범시민대책위를 꾸려 시민운동 차원에서 ‘내 나무 갖기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콘크리트로 뒤덮인 문화ㆍ정신적 고향

비봉산(飛鳳山)은 진주의 역사ㆍ문화가 살아 있는 진주의 주산(主山)이자 진산이며 정신적 고향이다. ‘하늘을 나는 큰 봉황새’를 닮은 데서 붙여진 비봉산은 높이는 138m에 지나지 않으나 산세가 큰 봉황을 닮았다 해 대봉산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140여개에 이르는 각종 무허가 건축물과 무분별한 경작 등으로 마치 포탄을 맞은 듯 곳곳이 파헤쳐지고 콘크리트길로 포장되는 등 생태계가 파괴가 심각한 상황.

이처럼 비봉산은 수 십 년간 무분별한 개발과 행정의 관리소홀로 훼손된 가운데 근년 들어 진주의 랜드마크격인 봉황교가 개통됨에 따라 시민들의 비봉산 방문이 잦아지면서 산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져왔고, 시민사회단체의 릴레이식 비봉산 제모습 찾기 캠페인이 이어지면서 시가 사업 추진을 결심하게 된 것.

진주시는 봉황숲 생태공원 조성 등 3개 테마로 ‘비봉산 제 모습 찾기조성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진주시 제공
진주시는 봉황숲 생태공원 조성 등 3개 테마로 ‘비봉산 제 모습 찾기조성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진주시 제공

비봉산 제모습 찾기 시민대토론회

이와 관련, 푸른진주시민위원회(위원장 김철호)는 지난 6월 청소년수련관 대강당에서 비봉산 제모습 찾기 사업추진 계획을 다각도로 짚어보기 위해 시민대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 발제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비봉산의 문화ㆍ역사성을 고려한 주제공원과 힐링 숲을 조성하고, 비봉산이 지니고 있는 전설과 설화 및 유적 등을 고려해 역사ㆍ문화공원으로 주제공원화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시가 주도하는 복원사업에 그치지 않고 35만 진주시민 모두가 동참하는 범시민운동 전개를 제안하고, 훼손된 산림식생을 성공적으로 복원한 다른 지역의 도심공원 조성사례를 벤치마킹 할 것도 주장했다.

봉황숲 생태공원, 생태탐방로도

이 같은 시민 여망에 따라 진주시는 지난 6월 비봉산 제모습찾기 조성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3개 테마로 구성돼 있는 이 사업은 우선 상봉동 봉산사~의곡사 뒤 임야 20㏊에 35억원을 들여 3.2㏊의 봉황숲과 2.5㏊의 봉래벼리숲, 14.3㏊의 생태숲이 있는 봉황숲 생태공원을 조성키로 했다. 특히 이 생태공원은 오동나무와 대나무 식재 등을 통해 봉황이 머무는 숲으로 조성하고, 정상부 생태공원에는 사방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관찰원과 야생초화원, 습지생태원 등을 조성키로 했다.

또 비봉산 산림공원 조성사업은 비봉산 정상~말티고개 봉황교까지 90㏊에 46억원을 들여 향교 전통 숲(8.5㏊)과 말티숲(6.5㏊), 큰작골 치유의숲 등을 조성해 ‘시민의 숲’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비봉산 정상에서 봉황숲~생태 탐방로~말티문화 숲~봉황교로 이어지는 3.2㎞의 비봉산 탐방로는 콘크리트 도로를 철거하고 생태탐방로를 조성하는 방안이다.

콘텐츠로서 스토리텔링 공간 조성

비봉산 복원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등산로에 깔린 콘크리트를 제거한 뒤 나무 등을 심어 환경친화형 힐링 등산로를 만들고, 봉황과 관련된 공원조성과 함께 경작지에 나무를 심어 생태계를 복원시키는 것.

이에 따라 시는 1968년 지정된 최초의 근린공원인 비봉산을 시민의 힐링장소, 자라나는 청소년의 역사문화체험장, 건강한 생태숲이 살아 숨쉬는 도시로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단순한 산림 식생복원에 그치지 않고 산이 안고 있는 역사ㆍ문화 복원과 함께 살아 있는 콘텐츠로서 스토리텔링 공간으로 조성하는 방안이다.

여기에다 비봉산의 완전한 복원을 위해서는 시 행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지역 시민ㆍ환경단체 등이 참여하는 범시민대책위원회 같은 상설기구를 구성, 비봉산 살리기를 범시민운동으로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또 나무를 심는 것에 끝나지 않고 심은 나무가 뿌리를 내려 튼튼하게 자랄 수 있도록 시민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내 나무 갖기 운동’도 펼치기로 했다.

이창희 진주시장은 “진주의 정신과 문화가 깃든 비봉산을 잘 보전, 후세에 물려주기 위해 제 모습 찾기 조성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행정과 시민의 힘을 합쳐 시민공원으로 건강하게 복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동렬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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