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아시안컵 3차 예선까지 책임
2년 6개월 계약에 2년 연장 옵션도
홍콩 생활 7년 넘어 영주권도 취득
홍콩의 축구 영웅으로 떠오른 김판곤(46) 홍콩축구대표팀 감독이 홍콩축구협회와 오는 2018년 6월까지 계약을 연장한다.
김판곤 감독은 9일 전화인터뷰에서 “홍콩축구협회가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2년 6개월 계약 연장 조건을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on.cc’등 복수의 홍콩 매체 역시 김 감독의 계약 연장 소식을 빠르게 전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계약 연장으로 김 감독은 오는 2018년 3월 시작될 예정인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축구대회 3차 예선까지 홍콩 축구대표팀을 이끌게 된다. 이번 재계약 조건에는 2019 UAE 아시안컵 3차 예선을 통과할 경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이 열리는 2020년까지 계약을 연장하는 안까지 포함됐다.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기 전까지 아시아 무대에서조차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홍콩 축구는 3년 전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부터 급속도로 성장했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 16강 쾌거를 일군 홍콩 축구대표팀은 올해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축구굴기’를 외치던 중국과 두 번 내리 비기는 대형 사고를 쳤다.
2차 예선 막판에 접어든 현재 홍콩은 승점 14점으로 카타르(승점 18)에 이어 조 2위를 달리고 있어 내년 3월 열리는 카타르와의 최종전 결과에 따라 최종예선 진출도 노려볼 만하다. 조 3위 이상에 주어지는 2019 UAE 아시안컵 3차 예선 진출권은 이미 확보해 놓은 상태다.
이 같은 성과에 걸맞게 홍콩 내에선 ‘김판곤 열풍’이 일고 있다. 지난달 17일 몽콕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월드컵 2차 예선 경기 땐 거리 응원과 함께 ‘김판곤 가면’까지 등장해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에 분 ‘히딩크 열풍’을 떠올리게 했다.
지난 12월 1일로 홍콩생활 7년째를 맞게 된 김 감독은 보다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영주권 신청까지 결심했다. 김 감독은 “홍콩 시민들이 보내준 사랑에 보답하고 싶다”고 밝히며 “비록 시작은 힘들었지만 여기까지 온 만큼 최선을 다해 홍콩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모친의 병 간호 차 고향인 경남 진주에 머무르고 있는 김 감독은 오는 12일 홍콩으로 돌아가 홍콩축구협회와 계약 절차를 마무리한 뒤 오는 3월 예정된 카타르와의 월드컵 2차 예선 최종전을 준비할 예정이다.
김형준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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