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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회담통’ 맞대결, 보따리냐 올인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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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회담통’ 맞대결, 보따리냐 올인이냐

입력
2015.12.09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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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대표 南 황부기 통일부 차관, 北 전종수 조평통 서기국 부국장 확정

남북 차관급 당국회담이 11일로 다가왔다. 사진은 지난 8월 25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고위급 접촉에서 양측 당국자들이 합의를 이뤄내고 악수를 나누는 모습.
남북 차관급 당국회담이 11일로 다가왔다. 사진은 지난 8월 25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고위급 접촉에서 양측 당국자들이 합의를 이뤄내고 악수를 나누는 모습.

11일 개성공단에서 열릴 1차 차관급 당국회담의 남북 수석대표가 9일 확정됐다. 남측은 황부기(56) 통일부 차관이, 북측은 전종수(52)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부국장이 나선다. 지난 실무접촉에서 양측은 수석대표를 차관급으로 정하되, 당국회담에 임할 책임감 있는 인물을 내보내자고 서로 합의한 만큼 이번에는 별다른 격(格) 논란 없이 발표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별다른 직책을 명시하지 않고 단장이라고 통보해왔다. (수석대표로) 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양측 수석대표 모두 손꼽히는 회담통인만큼 치열한 수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측 수석대표로 임명된 황부기 차관은 북측을 상대한 경험이 풍부하다. 2005년부터 3년간 개성공단 내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 초대 소장으로 일하면서 매일같이 북측 인사들과 남북경협 문제를 협의했고, 금강산관광객 박왕자씨 피격 사망 사건 때는 정부합동조사단장으로 활약했다.

북측이 단장으로 내세운 전종수 조평통 서기국 부국장은 2002년 제2차 금강산관광 당국간회담과 제12∼21차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북측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여했고, 2007년 남북총리회담에선 우리 측 통일부 차관 맞상대로 나서는 등 베테랑 회담 일꾼이다. 우리 측 회담 관계자들 사이에선 치밀하고 꼼꼼한 성격으로, 두뇌 회전도 빨라 만만치 않은 대화 상대로 평가된다.

남북은 각각 이번 회담에서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최우선의제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는 이산가족의 생사확인 명단교환 등을 일차 목표로 삼되, 환경ㆍ민생ㆍ문화 등 3대 통로를 기반으로 한 개발협력 방안 등을 한 보따리에 풀어내겠다는 전략도 검토하고 있다. 북한과 주고 받기 할 수 있는 선택지를 넓히기 위한 계산으로 보인다.

북한은 당국회담 일정이 정해진 뒤로 관영매체를 통해 금강산 관광 사업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등 회담 의제로 부각시키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이라는 한가지 목표 달성에만 집중했던 지난 남북고위급접촉 때처럼 금강산 관광 재개 카드에 올인하고 나올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신변안전 보장 등 재발방지에 대한 대책을 우선 요구하고 있어 한번에 담판을 짓긴 쉽지 않아 보인다.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 당장 합의가 도출되기 보다는 각 현안별로 협의체를 꾸려 추가적인 논의가 이어질 수 있는 틀을 만드는 차선책에 만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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