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주(49ㆍ사진) 강원도민프로축구단(강원FC) 대표가 9일 사퇴했다. 이로써 국내 프로축구 사상 최초 여성 최고경영자(CEO)는 취임 2년 6개월 여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임 대표는 이날 구단 홈페이지에 게재한 사퇴문에서 “더 이상 명분 없는 대치와 충돌이 구단에 상처가 되길 원하지 않는 마음에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그 동안 강원도의회로부터 K리그 클래식 승격 실패와 스폰서 유치 부진 등을 이유 사퇴 압박을 받아 왔다. 도의회는 강원도의 내년도 강원FC 지원금을 삭감하기도 했다.
임 대표는 이어 “처음 출근해보니 빚은 68억 원인데, 통장에는 잔고가 없었다. 1대1 미팅을 통해 30명 가까이 구조조정을 하며 마음의 상처를 받기도 했다”고 구단과의 첫 기억을 회상했다. 그는 “2015년은 구단을 절대 빚더미에서 운영해선 안 된다는 판단이 들어 허리띠를 졸라매고 달렸던 한 해였다”며 “아직도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지만 그 동안 강원FC의 자생노력은 다른 구단의 귀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 대표는 특히 사퇴문에서 구단주인 최문순 강원지사의 간섭을 전혀 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구단을 운영해 온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임 대표는 1990년 대한민국 최초 여자축구 대표선수로 베이징(北京)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뒤 1998년 한국 최초 여성 국제심판으로 이름을 날렸다. 2007년에는 아시아 여성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심판강사에 이름을 올렸다.
박은성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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