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kt에서 은퇴를 선언한 장성호(38)는 한화 소속이던 2012년 시즌 도중 통산 2,000안타 달성을 앞두고 먼 훗날을 그려 봤다. 당시 그는 “내 기록은 물론이고 양준혁 선배 기록도 (김)현수가 모두 갈아치우지 않겠느냐”며 최다안타 신기록을 경신할 유력한 후보로 김현수를 지목했다. 당시 장성호도 1,944개의 안타를 때렸고, 결국 그 해 9월18일 포항 삼성전에서 만 34세10개월29일의 나이로 최연소 2,000안타를 달성했다. 양준혁(46ㆍ전 삼성)의 2,318개를 넘어설 가장 유력한 주자였다. 장성호 역시 “부상 없이 앞으로 몇 년만 더 뛸 수 있다면 양준혁 선배의 기록에 도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그러나 장성호는 이후 롯데와 kt를 거치면서 팀 내에서의 좁아진 입지와 반복되는 부상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 은퇴를 선언하면서 통산 안타 2위(2,100개)에서 도전을 중단하게 됐다. 현재 안타 수만 놓고 보면 장성호 다음으로 양준혁의 기록에 근접한 현역은 2,042개의 이병규(41ㆍLG)와 2,036개의 홍성흔(38ㆍ두산)이다. 그 뒤로 1,922개의 박한이(36ㆍ삼성)와 정성훈(36ㆍ1,900개), 박용택(37ㆍ1,874개ㆍ이상 LG)이 2,000안타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승엽(39ㆍ삼성)도 1,860개의 안타를 기록 중이지만 2년 후 은퇴를 시사한 바 있다.
안타 수는 아직 이들과 차이가 나지만 기량으로나 나이로 봤을 때 가장 유력한 후보는 장성호의 말처럼 김현수다. 올 시즌까지 1,294개의 안타를 친 김현수는 만 27세의 나이에 국내 최고의 타격 실력을 겸비해 다치지 않고 꾸준한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30대 중반, 늦어도 후반에는 양준혁의 기록에 근접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김현수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 중이다. 이병규가 전성기 시절 3년 간의 일본 진출 공백만 없었더라면 산술적으로 이미 양준혁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었듯 김현수도 미국 무대로 나간다면 훗날 국내 프로야구로 돌아오더라도 최다안타 신기록 달성은 미지수다.
김현수 외에 최다안타 유망주로는 1,002개의 손아섭(27ㆍ롯데) 정도다. 1,653개의 김태균(33ㆍ한화)은 중진급 가운데 가능성 있는 후보다. 단일 시즌 최다안타 기록(201개) 보유자인 서건창(26ㆍ넥센)은 넥센에서 꽃피우기 전 공백이 길어 이제 고작 493개의 안타만 쌓은 점이 걸림돌이다. ‘양준혁 도전’의 희망적인 변수는 144경기로 늘었다는 점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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