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 대낮에도 한숨 늘어지게 자고 있는 모습을 보고 많은 이들은 ‘개팔자가 상팔자’라고 한다. 하지만 반려견의 평균 수면시간이 어느 정도인지 알지 못한 상태에서 대낮에 반려견이 잠을 자는 것을 단순히 ‘상팔자’ 라고 치부해버리는 것은 위험하다.
반려견의 평균 수면시간은 나이, 품종, 건강상태, 외부환경에 따라서 차이가 있지만 건강한 성견의 일상적 평균 수면시간은 대략 14~17시간이다.
강아지의 경우 수면시간은 성견보다 많은데 이는 강아지가 접하게 되는 다양하고 새로운 정보들을 뇌에서 인식하고 저장하는 작업이 수면시간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강아지의 신체적 성장에 있어서도 충분한 수면이 필요하다.
노령견의 경우도 평균 수면시간이 길어지는데 이는 신체의 기능이 저하되고 신진대사의 속도가 느려지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상근이로 유명한 그레이트 피레니즈, 마스티프, 세인트 버나드와 같은 대형견들은 다른 품종의 개들보다 오래 많이 자는 것으로 유명해 ‘깔개견 (Mat dog)’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들은 하루에 18시간 이상 잘 수 있다.
위에서 설명한 평균 수면시간은 한번에 지속적으로 자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 깨어서 활동을 하다가 다시 잠이 드는 시간을 모두 합한 것이다.
그렇다고 반려견이 잠을 많이 자는 것을 마냥 당연한 것으로 치부하는 일은 주의해야 한다. 반려견의 신체 어딘가에 통증이 있거나 호르몬계에 이상이 있을 때, 또 지나친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평상시와 다르게 수면시간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려견이 평상시와 다르게 누워있는 시간이 많아졌다면 몸에 이상이 생기지는 않았는지 의심해봐야 한다.
충분한 수면은 반려견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반려견이 필요한만큼의 수면을 취하지 못한다면 예민해질 수 있으며 면역력이 약해질 수도 있다.
반려견의 숙면을 도울 수 있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우선 반려견이 편히 잘 수 있는 잠자리를 지정해준다. 반려견이 잠을 청하는 곳은 반려견의 화장실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있고 외부자극이 적은 곳으로 정한다. 반려견이 선호하는 방석이나 반려견 전용 침대를 그 장소에 놓고 불가피한 경우에만 장소를 변경하는 것이 좋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에는 산책을 하거나 집중적으로 놀아주면서 신체적, 심리적 에너지 소모를 도와준다. 저녁에도 산책이나 놀이를 통해 필요한 활동량을 충족시켜주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또 주기적인 놀이와 함께 알맞은 식사량을 충족시켜주는 게 중요하다.
이혜원 수의학 박사(충현동물종합병원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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