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출산을 기념해 거액의 기부를 약속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딸과 함께 누워 행복한 미소 짓는 사진을 8일 공개했다.
저커버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기 맥스와 기쁨 가득’이란 제목을 달아 딸 맥스(Max)와 양탄자 바닥에 마주 보며 누워 있는 사진을 올렸다. 사진을 올린 지 수시간 만에 140만명 이상이 ‘좋아요’를 눌렀고 1만 명이 넘는 사람이 공유했다. 저커버그와 부인인 소아과 전문의 프리실라 챈은 지난 1일 페이스북을 통해 딸 맥스를 낳았다고 전하면서 보유 중인 페이스북 지분 중 99%(450억 달러ㆍ52조원)를 살아 있을 때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저커버그처럼 국내에서도 결혼이나 출산, 자녀의 생일 등 좋은 날을 기념해 기부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한 쌍의 부부가 울산 모금회 사무실을 찾아 36만5,000원이 든 봉투를 내밀었다. 이들 부부는 이날 첫돌을 맞은 아들의 이름으로 모금회에 기부하고 싶다며 아기가 태어난 날부터 매일 1,000원씩 감사하는 마음으로 모은 돈을 가지고 왔다고 했다. 이들은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서 아이 이름으로 기부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첫돌을 맞은 최호연군의 부모도 “아이가 잘 자라주어 감사하다”며 돌잔치 비용을 아껴 마련한 돈을 호연 군 이름으로 경북 모금회에 내놨다. 호연군 부모는 “아이가 어려운 이웃을 돕는 따뜻한 사람으로 바르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기부금을 지역사회의 형편이 어려운 홀몸노인을 돕는 데 사용해 달라고 부탁했다.
성현ㆍ영재ㆍ우진 등 삼형제를 둔 전현규ㆍ이미진 부부는 매년 아이들의 생일마다 적은 돈이지만 감사한 마음을 담아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4월에도 성현이 생일을 맞아 아이 손을 잡고 광주 모금회를 찾은 부부는 “생일 선물로 장난감을 사주는 것도 좋지만 함께 나눔을 실천하는 경험을 물려주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건강한 선물 같다”고 말했다.
올해 네 살인 박찬혁군도 생일인 2월 28일이면 매년 부모님 손을 잡고 대구 모금회를 찾아 하루 1,000원씩 모은 36만5,000원을 내놓았다. 찬혁군의 아버지는 “자녀가 건강하게 잘 자라는 것은 지역 사회의 도움이 있기 때문”이라며 “찬혁이가 스무 살이 될 때까지 매년 기부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반려자를 맞아 새롭게 인생을 시작하는 신혼부부의 기부 사례도 눈길을 끈다. 올해 5월 신혼살림을 차린 강태종ㆍ이미숙 부부는 웨딩 촬영을 하지 않는 대신 그 비용을 경남 모금회에 기부했다. 축하 화환 대신 받은 쌀도 역시 어려운 이웃에게 전해달라며 기부했다. ‘사회복지 공무원 커플’로 사랑을 키우다 지난해 5월 결혼식을 올린 권요한ㆍ권미나 부부는 유럽 신혼여행 비용을 아껴 100만원이 넘는 돈을 전북 모금회에 내놨다. 지난해 5월 결혼 축의금을 떼어 강원 모금회에 기부한 전경호ㆍ김은희 부부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는 행복한 날, 이웃과 기쁨을 나눌 수 있어 더 기쁘다”라며 “평생 사랑을 베풀며 사는 부부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세상을 떠난 아내나 남편, 부모와 자녀의 유지를 따라 고인을 기리려 이웃에게 사랑을 베푸는 기부자들도 많다고 모금회는 전했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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