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겨울 과일인 딸기가 ‘가을장마’ 여파로 햇볕을 많이 쬐지 못하고 잘 자라지 못해 작황이 부진하다.
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의 ‘과채관측 12월호’에 따르면 12월 전국 딸기 출하량은 지난해 12월보다 2% 감소할 전망이다.
출하 면적이 1.3% 늘었지만 11월 중순 이후 이어진 비로 수확기 딸기에 생리 장해가 발생하고 생육 기간도 길어져 단수(단위면적당 수량)가 3.3%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농업관측센터가 지난달 30일 표본농가를 조사한 결과 경남 -3.3%, 경북 -3.7%, 전남 -1.9%, 전북 -4%, 충남 -3.7%, 충북 -2% 등 딸기 산지 대부분 지역의 예상 단수가 작년보다 줄었다.
딸기 주 출하지인 경남 산청의 경우 11월 강수량이 작년보다 40% 늘고 일조 시간은 40% 감소해 타격이 컸다.
비가 자주 오고 햇볕이 부족하다 보니 생육이 더뎌 수확하는 딸기 품질이 좋지 않은 편이다.
신성철 농업관측센터 과일과채관측실 연구원은 “딸기가 단단해야 하는데 무른 딸기가 많이 나오고 초록색 꽃받침이 마르는 등 생리장해가 일어나고 있다”라며 “일조량이 부족해 당도도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잦은 비로 딸기 출하가 원활하지 못해 딸기의 11월 가락시장 반입량도 작년보다 22% 정도 감소했다.
반입량이 줄었지만 품질 저하 등으로 딸기 상품 2㎏ 상자의 11월 평균 도매가격은 3만642원으로 작년(3만958원)보다 1% 낮았다. 평년 가격(2만9,080원)과 비교하면 5% 높았다.
지속적인 출하량 감소로 딸기 상품 2㎏ 상자의 12월 가락시장 평균도매가격은 작년 12월(2만5,800원)보다 1∼9% 높은 2만6,000∼2만8,000원이 될 전망이다.
다만 생육 부진으로 딸기 품질이 좋지 않고 사과와 감귤 등 대체과일 출하가 많아 가격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농업관측센터는 예상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11월 전국 평균 강수량은 127.8㎜로 평년(46.7㎜)의 약 2.7배에 이르고 강수일수(14.9일)는 평년(7.1일)보다 7.8일 많았다. 비가 온 날은 1973년 이래 가장 많았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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