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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내 블프 물건 사고, 제2금융 기웃… 가계대출 경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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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내 블프 물건 사고, 제2금융 기웃… 가계대출 경보음.

입력
2015.12.0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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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2조원 증가 사상 최대… 신용대출 등이 36%나

제2금융권 대출도 급증… 가계대출 구조 질적저하 뚜렷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10월 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이 12조원 가까이 늘어나며 월간 증가액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시장 과열 논란 속에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7조원 이상 늘고, 부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큰 제2금융권 대출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어나는 등 증가 양상도 우려스럽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예금취급기관(은행 및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11조8,000억원 늘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래 최대 증가폭으로, 직전 최대치였던 지난 4월 10조1,000억원을 6개월 만에 훌쩍 뛰어넘었다. 주택금융공사가 주택저당증권(MBS) 등으로 보유한 대출채권(2,000억원)까지 합할 경우 10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원에 달한다.

눈에 띄는 것은 기타대출의 가파른 증가폭이다.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포함)과 비주택 담보대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타대출은 전월 대비 역대 최고치인 4조3,000억원 늘어나며 10월 가계대출 증가액의 36%를 차지했다. 기타대출 급증 요인으론 가계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등 정부의 소비확대 정책에 호응해 신용대출을 늘린 것이 먼저 꼽힌다. 당국의 제2금융권 대출규제 강화에 따른 선(先)대출수요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은 관계자는 “상호금융권의 경우 지난달부터 시행된 토지ㆍ상가 담보대출비율(LTV) 하향조정에 앞서 대출수요가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은 건설업체의 분양 물량이 늘고 가을 이사철 주택거래 수요가 확대되면서 전월보다 7조5,000억원 늘어났다. 8조원이 늘었던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액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가계대출이 6조9,000억원(주택담보대출 4조8,000억원), 비수도권이 4조9,000억원(2조6,000억원) 각각 늘었다.

금융기관별로 보면 제2금융권 대출이 3조2,000억원 증가하며 2010년 12월(3조4,000억원) 이래 5년여 만에 가장 많이 늘어났다. 상호금융(1조4,000억원), 신용협동조합(7,000억원), 새마을금고(6,000억원), 저축은행(5,000억원) 순이었다. 제2금융권은 은행권에 수요가 몰린 주택담보대출(8,000억원) 대신 기타대출(2조4,000억원) 위주로 가계대출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는 “소득이 부채만큼 늘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제2금융권 대출, 신용대출 등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대출 비중이 늘면서 가계대출 구조의 질적 저하가 뚜렷해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은행 가계대출 역시 8조6,000억원 늘어 지난 4월(8조7,000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 8조원대 증가를 기록했다.

통상 4분기(10~12월)는 연중 가계소비가 가장 많은 시기인 만큼 가계대출 폭증세는 쉽게 멎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에 판매신용(신용카드ㆍ할부금융 이용)을 합친 가계부채는 연내 1,200조원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미국이 시장 예상대로 연내 금리 인상에 나서면 우리도 금리 상승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 부채 보유 가구의 10% 선으로 추정되는 한계가구를 시작으로 연쇄 가계부실 사태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커질 수밖에 없다. 안동현 교수는 “미국 금리 인상 이후 자금 이탈, 신흥국 위기 등 악조건 속에서 금리를 올리게 될 경우 가계에 미칠 파장은 더욱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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