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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자유-여행지 버킷리스트] 덕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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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자유-여행지 버킷리스트] 덕유산

입력
2015.12.0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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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유산의 설경. 한국관광공사 제공

겨울이 되면, 눈 내린 겨울 산에 올라야 한다. 발 아래로 하얀 눈 덮인 능선과 세상을 바라보면 마음까지 맑고 깨끗해진다.

덕유산은 전북 무주, 장수, 경남 거창과 함양군 등에 걸쳐 솟아있다. 백두대간의 줄기로, 정상인 향적봉(1,614m)은 남한에서 네 번째로 높다. 골 깊고 산세가 험해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으로 퇴로가 차단된 북한군들이 이 산으로 숨어들었다. 그러나 덕이 많고 넉넉하다는 의미의 이름처럼 언제든지 오르기에 큰 부담이 없는 것이 또 매력이다. 향적봉에서 중봉에 이르는 등산로에는 주목과 구상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눈 내린 향적봉 일대 설경은 장관이다. 겨울산행을 위해 찾는 이들이 많다. 덕유산 설경 감상 제1의 포인트는 설천봉(1525m), 향적봉, 중봉(1594m)을 잇는 능선이다.

삼공리 주차장에서 출발해 구천동 계곡을 거슬러 오른 후 백련사를 지나 중봉이나 향적봉으로 오르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코스다. 4~5시간 잡으면 된다. 좀더 쉽게 가려면 무주 덕유산 리조트에서 곤돌라를 이용하면 된다. 곤돌라에서 내려 15분 정도 걸으면 설천봉이다. 곤돌라로 설천봉까지 간 후 구천동 방향으로 걸어 내려오는 이들도 있다.

그 유명한 구천동계곡은 물길이 9,000굽이 돌아 흐른다고 붙은 이름이다. 구천동계곡을 따라 백련사에 이르는 2.5km의 구간은 경사가 판판해 쉬엄쉬엄 걷기 제격이다. 큰 숨 들이켜고 걸음 옮기면 세상 걱정 잠시 잊힌다. 맑은 새소리 가슴에 새기고, 가다 만나는 작은 소와 폭포도 구경한다. 조금 지루할 수 있지만, 호젓한 산행은 겨울에 누릴 수 있는 호사다.

백련사는 구천동에 있던 14개 사찰 중 현재 남아있는 유일한 곳이다. 신라 신문왕 때 백련선사가 은거했는데 이 자리에 하얀 연꽃이 피었다. 그래서 지은 절이 백련사다. 고즈넉한 경내가 마음 차분하게 가라 앉혀준다. 번뇌에 사로잡힌 도시인에게 눈 내린 겨울 산사가 주는 선물이다. 일주문을 지나면 단아한 백련교가 나오고 이를 건너면 매월당 설흔 스님의 부도탑과 가람들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 삼성각 옆으로 난 등산로로 접어들면 본격 산행이 시작된다.

향적봉에 오르면 남덕유산, 삿갓봉, 무룡산, 중봉 등 고산준봉들의 당당한 자태에 눈이 번쩍 뜨인다. 힘겹게 오른 수고가 싹 잊히는 장쾌한 풍광이다. 산허리마다 가지만 남은 나무와 눈이 어우러지며 기묘한 패턴을 만드는데 이 또한 겨울에 만끽할 수 있는 장관이다.

설천봉까지 걸으며 맑고 깨끗한 풍광을 즐긴다. 설천봉 앞으로 수령 300~500년 된 1,000여 그루의 주목들이 도열하고 있다. 오래된 나무와 하얀 눈이 어우러진 고운 풍경에 몸도 마음도 참 예뻐진다.

만약, 무주 덕유산 리조트로 하산했다면 리조트 내에 있는 사우나와 찜질방에서 피로를 푼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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