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명의 ‘포항맨’이 둥지를 떠난다. K리그 클래식 포항 스틸러스의 김승대(24)가 박태하(47) 감독이 이끄는 옌벤 FC로 이적한다. 중국 갑급리그(2부리그)에서 슈퍼리그로 승격하면서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선 옌벤 FC는 새로운 공격 자원으로 김승대를 선택했다.
포항 스틸러스 관계자는 8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7일 옌벤 FC와 김승대의 이적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김승대와 포항의 계약 기간이 1년 남았지만 해외로부터 좋은 조건을 받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붙잡기 쉽지 않았다. 박태하 감독이 이끄는 팀이기 때문에 더 안심이 된다”고 전했다. 김승대의 몸값은 20억원으로 추정된다.
김승대는 상대의 수비 라인을 파괴하는 능력에 대해서는 K리그에서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승대는 뛰어난 돌파 능력으로 ‘라인 브레이커’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는 10골ㆍ8도움을 기록해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고, 올 시즌도 8골ㆍ4도움을 작성해 명실공히 포항의 정예 멤버로 자리매김했다. 게다가 포항제철동초등학교-포항제철중-포항제철고를 거치면서 ‘포항맨’이 되는 탄탄대로를 걸어왔다. 지난 8월 중국 우한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중국전에서는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옌벤의 기적’을 만든 박태하 감독의 존재와 K리그보다 월등히 나은 조건이 김승대를 슈퍼리그로 이끌었다. 옌벤 FC는 1부 리그의 첫 시즌을 보내기 위해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섰다. 임대 신분이었던 하태균(28)도 옌벤 FC로 완전 이적했다. 지난 시즌 갑급리그 득점왕에 오른 하태균은 김승대와 옌벤 FC의 공격 선봉에 나설 전망이다. 미드 필더 자원으로는 제주 유나이티드의 윤빛가람(25)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8일“옌볜FC가 윤빛가람의 영입을 원한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며 “현재 이적료와 연봉 등 세부적인 계약사항을 놓고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포항은 전력 누수로 고심에 빠졌다. 포항 관계자는 “김승대를 대체할 만한 자원을 국내에서 찾을 수 없어 외국인 선수 영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김승대뿐만 아니라 2013시즌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고무열(25)도 복수의 일본 구단에 이적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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