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정규앨범 ‘25’로 각종 음반 판매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영국 가수 아델이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8일 아델의 이번 앨범 수록곡 ‘밀리언 이어스 어고(Million Years Ago)’가 터키의 쿠르드족 가수 아흐메트 카야(1957~2000)가 1985년 발표한 ‘아즐라라 투툰막(Acilara Tutunmak)’과 유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카야의 팬들이 표절 의혹을 제기한 후 터키의 소셜미디어 사이트들에서는 이와 관련한 논쟁이 불붙고 있는 상황이다.
카야는 터키 말라티아 출신의 유명 쿠르드족 가수로, 1990년대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앨범을 쿠르드어와 터키어 모두로 발매하는 등 자신의 쿠르드족 정체성을 강조하다 터키에서 추방됐고, 2000년 11월 망명 중이던 프랑스 파리에서 사망했다.
‘밀리언 이어스 어고’는 가수 시아와 켈리 클락슨 등과 작업한 유명 프로듀서인 그렉 커스틴이 작사와 작곡, 프로듀싱에 참여한 어쿠스틱 트랙이다.
이번 표절 의혹에 대해 터키의 음악 평론가 네임 딜메너는 “두 곡간 일부 유사성은 있으나 심한 정도는 아니다”고 밝혔다. 카야의 미망인 귈텐 카야는 쿠르드족 신문에 “아델과 같은 글로벌 슈퍼스타가 표절을 할 가능성은 낮지만, 의도적으로 그랬다면 이는 강도 짓”이라고 말했다.
아델의 대변인은 이번 표절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아흐메트 카야의 ‘아즐라라 투툰막’
서방 가수들이 중동 가수들의 곡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국 래퍼이자 프로듀서인 제이지도 1999년 발매된 그의 싱글 ‘빅 핌핀’에 이집트 가수 압델 할림 하페즈의 1957년도 곡 ‘코사라’의 플루트 샘플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아랍팬들의 항의를 받은 바 있다. 제이지는 2001년 당시 이 주장이 제기되자 이 곡의 권리를 갖고 있는 EMI 아라비아에 10만달러를 지불했으나, 관련 소송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지난달 20일 아델이 4년 만에 발매한 ‘25’앨범은 발매 둘째 주에도 백만 장 이상 팔리며 미국에서만 총 449만장의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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