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은 구한말에 채집돼 러시아 코마로프식물연구소에서 100년 넘게 보관돼 온 국내 관속식물 표본 100점을 기증받았다고 8일 밝혔다.
이번에 기증받은 표본은 제비꿀, 싱아, 도라지, 시호 등이다. 1886~1902년 사이 조선에 머물던 러시아와 폴란드의 전문 채집가들이 서울과 인천 제물포에서 채집해 러시아로 옮겨간 것이다. 표본 중 26점은 한국 최초의 서양식 호텔인 ‘손탁호텔’의 지배인이던 앙투아네트 손탁이 서울 창덕궁, 탑동(낙원동), 진고개(충무로), 효창동 등에서 채집했다. 현재 서울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싱아 4점도 포함됐다. 고 박완서 작가의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서 언급된 종으로, 싱아는 국내와 중국에 서식하는 마디풀과 식물이다.
이병윤 국립생물자원관 식물자원과장은 “과거 한반도의 생물다양성을 파악하고 생물종 분포를 연구하는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러시아 코마로프식물연구소와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증을 받게 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008년부터 10개국 27개 기관이 소장한 한반도산 생물표본 3만8,000점에 대한 화상 자료를 확보, 국내 기증을 유도하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국립과학박물관(2008년) 헝가리자연사박물관(2010년) 일본 큐슈대학교(2014년)에서 총 4,820점을 기증받았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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