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바다의 거친 파도와 바람 속에 한 떨기 해국(海菊)이 수 놓여 있다. 경북 경주시 양남면 해안에는 바닷가 땅속 용암이 흘러나와 다양한 형태의 주상절리를 만들었다. 기둥, 바둑판 등 다양한 모양의 주상절리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부채꼴 모양으로, 활짝 피어난 해국 같다고 해서 '동해의 꽃'이라 불리 운다.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부채꼴 형태의 주상절리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보기 드문 풍경으로 천 년 신라의 숨결을 지닌 경주에 이런 보물이 숨겨진 사실은 알려진 지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009년 군부대가 철수하면서 남은 철책선 자리에 산책로가 생기면서 사람들이 찾기 시작했고 지금은 제주 주상절리를 능가하는 인기를 끌고 있다. 201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양남면 주상절리를 제대로 보고 싶다면 이른 새벽 해가 막 오를 때를 권하고 싶다. 햇살을 받으며 서서히 피어나는 동해의 꽃이 보일 것이다.
멀티미디어부 차장 kingw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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