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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웃돈 2억’ 위세 떨치던 위례 맞나요?

입력
2015.12.0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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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시작하니 거래 끊기고 급매물 급증

웃돈 2억 붙고 불법거래 판치던 것과 대조적

편의시설 없고 내년 시장 전망 어두워 수요자ㆍ투자자 발길 뚝

위례신도시는 2017년 말 완전히 공사가 끝날 예정이다. 그때까지 입주민들은 소음을 견디고 편의시설이 부족한 것도 참아야 한다. 위례신도시의 한 공사현장 모습. 김주리 인턴기자
위례신도시는 2017년 말 완전히 공사가 끝날 예정이다. 그때까지 입주민들은 소음을 견디고 편의시설이 부족한 것도 참아야 한다. 위례신도시의 한 공사현장 모습. 김주리 인턴기자

“도시기반시설이 어느 정도는 갖춰진 줄 알고 들어왔는데 강남 가는 버스는 한 대밖에 없고 주변이 온통 공사판이라 살기가 힘드네요. 콜택시를 불러도 외진 곳이라고 여기까지 들어오지 않아 아이 학교 보내기도 쉽지 않습니다.” (위례엠코타운플로리체 40대 입주자)

강남권과 인접한 대규모 택지지구로 관심이 집중됐던 위례신도시가 지난달 입주를 시작했다. 서울 송파와 경기 성남, 하남 일대에 면적 677만4,628㎡ 규모로 세워지는 위례신도시는 수도권의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 택지지구라는 타이틀에, 올해 부동산 활황 분위기까지 맞물리면서 분양권에 웃돈이 2억원에 육박할 만큼 열기가 뜨겁던 동네다.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자들에게도 인기가 좋아 전매제한이 걸려 있는 분양권을 사고 파는 불법이 판치고, 매도자가 내는 양도세를 매수자가 대납하는 게 관행처럼 됐던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막상 입주를 시작하자 분양권 거래는 뚝 끊겼고 매물이 쏟아지면서 전셋값은 4,000만~5,000만원씩 떨어져 거래되는 등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연말까지 4,000여가구가 이곳에 둥지를 틀 예정이지만 편의시설이 턱없이 모자라고 대중교통도 부족한데다 내년 이후 부동산 시장이 어두울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투자 수요까지 끊긴 탓이다.

지난달 26일 찾은 위례신도시는 포장도로보다는 흙길이 더 많아 도시라기보다는 공사판에 가까웠다. 그 위를 덤프트럭과 레미콘이 쉴새 없이 다녀 먼지도 끊임없이 풀풀 날렸다. 지난달 처음으로 입주를 시작한 엠코타운플로리체(970가구)는 100가구 정도만 이사를 마친 상태. 단지 내에 상가라고는 공인중개업소밖에 없었다.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연말까지 입주하는 아파트들도 번화가보다는 신도시 안쪽에 자리한 곳들이라 입주 초기 편의시설이나 교통 면에서 불편을 겪을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위례엠코타운 플로리체' 단지 앞에서 아직도 도로 공사 등이 한창이다. 김주리 인턴기자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위례엠코타운 플로리체' 단지 앞에서 아직도 도로 공사 등이 한창이다. 김주리 인턴기자

실제 강남 생활권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교통 상황이 열악했다. 단지마다 버스정류장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있다고 해도 버스의 배차 간격이 불규칙했다. 또 강남역까지 한번에 가는 직통버스도 440번 단 한 대밖에 없었고 소요시간도 50분이 넘었다.

이처럼 편의시설은 물론 교통까지 불편한 탓에 매물 거래가 활발해야 할 입주 시기에 분양권 거래는 실종됐고 입주 대신 전세를 놓는 경우도 상당했다. 한 공인중개사는 “10월까지만 해도 분양권 거래가 두 자릿수를 넘었는데 지난달부터는 한자릿수로 줄고 이달엔 거의 없다”며 “입주 아파트의 50% 이상이 입주를 포기하고 전월세로 내놓고 있는데 아직 살기가 불편해서인지 세입자 구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탓에 전용면적 87~101㎡의 전셋값 시세는 4억~5억원 사이로 몇 달 전보다 평균 4,000만~5,000만원이 떨어졌다.

웃돈 상승세도 꺾인 상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분양가가 6억8,000만원대이던 전용면적 101㎡의 ‘래미안위례’는 8월(8억3,960만원) 웃돈이 1억6,000여만원이나 붙었는데 지난달 이후 시세가 7억원 후반대에서 8억원대로 형성돼 있다. 분양가가 6억8,000만대였던 ‘위례힐스테이트’ 전용 99㎡ 역시 9월까지는 웃돈이 계속 붙어 7억8,000만원대까지 올랐지만 현재는 7억6,000만원 전후로 떨어졌다.

위례신도시의 가격 조정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전문위원은 “대중교통 문제가 해결이 안 되고 있고 준공 시점에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 가격이 더 조정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실제 2016년 한해 입주 예정 물량만 8,500여 가구이고 위례신도시 사업이 완전히 끝나려면 2017년 말까지 2년이 더 남았다. 더구나 경전철인 위례~신사선(2021년 개통 예정) 등 기반시설이 들어서려면 5년 이상을 더 기다려야 한다. 도시의 모습을 갖출 때까지 가격 조정기를 거치는 일만 남았다는 것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센터 실장은 “내년은 시장 상황도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데 위례신도시가 본격적으로 입주를 시작하는 시기이니 잔금을 못 치러서 싸게 내놓는 경우도 많을 것”이라며 “내 집 마련을 위한 매수자 입장에선 그 시점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강아름기자 saram@hankookilbo.com

김주리 인턴기자(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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