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 3,000억원 들여 유상 증자에 참여… 그룹 최고 책임자로서 위상 부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재 3,000억원을 들여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 증자에 참여한다.
삼성은 7일 이 부회장이 1조2,000억원 규모의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에 참여해 일반 주주와 똑같은 방식으로 사재를 들여 실권주를 사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의 이 같은 결정은 오너로서 계열사의 어려움과 주주들의 피해를 외면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증자가 자본잠식에 따른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며 “이 부회장의 지분 참여는 증자 성공을 위한 것으로 지분 확보나 투자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대규모 적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날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내년 2월 주주배정 뒤 실권주 일반 공모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발행신주 규모는 보통주 1억5,600만주이며 현재 발행된 주식 4,000만주보다 3배 가까이 많다. 예정발행가는 발행가 산정 기준과 할인율 15%를 적용해 7,700원으로 결정됐다. 이 부회장이 3,000억원을 들여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면 지분 19.88%를 확보, 삼성 SDI(13.1%)를 제치고 1대 주주에 오르게 된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내년 1~2월 신주 배정과 확정 발행가 결정을 거쳐 2월 중순 우리사주조합과 구주주 청약을 진행할 것”이라며 “2월 말까지는 유상증자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공사부실로 지난 3분기에 1조5,12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3,700억원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뒤 자구노력을 진행 중이다.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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