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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출범 첫 해부터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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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출범 첫 해부터 휘청

입력
2015.12.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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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계획서 표절 혐의 교장 직위해제

세종시 지원금도 절반으로 줄어

다양한 재능을 갖춘 융합형 인재의 발굴ㆍ육성을 위해 국내 최초로 설립된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가 재정난에 이어 교장 직위해제 사태까지 빚는 등 출범 첫 해부터 휘청거리고 있다.

7일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의 초대 교장으로 부임한 박 모 교장이 공모 당시 제출한 학교경영계획서가 표절로 확인됐다. 시교육청은 박 교장을 지난 4일자로 직위 해제하고, 교감을 직무대행으로 지정했다.

시교육청은 박 교장이 제출한 경영계획서와 지난 2013년 경기 모 고교 교장 공모 당시 접수된 경영계획서를 대조한 결과 표절 사실을 확인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박 교장이 공모 당시 제출한 경영계획서(총 25쪽) 중 제 2장부터 제 5장까지 19쪽 분량의 소주제와 제목, 항목이 일치했고 이 가운데 9쪽 분량은 내용까지 완전히 똑같았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박 교장이 표절 사실을 인정했다고 보도자료 등을 통해 밝혔지만 정작 박 교장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박 교장은 최초 전달했던 경영계획서 대신 수정한 경영계획서를 제출했고, 심사 과정에서 경영계획서는 제외됐다는 입장이다. 표절 논란이 불거진 2013년 경영계획서가 학교 내부에서 유출된 것도 따지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내부에선 교장과 교감간 갈등이 이런 사태를 야기했다는 말이 나온다. 두 사람은 평소 험한 말까지 오갈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았다. 학교측 한 관계자는 “교장과 교감의 관계가 나쁘다는 사실은 교사는 물론, 행정직원들까지 모두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교사 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올해 경기지역 출신 교사 2명이 전출을 가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의 면학 분위기가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영재학교는 재정문제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종시는 당초 시교육청과 영재학교 지원에 관한 업무협약을 통해 3년 간 운영비 2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가 지역 학생 진학률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10억원만 지원하기로 했다. 시교육청과 영재학교 입장에선 운영에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영재학교는 예산 부족으로 일부 기자재를 확보하지 못한 채 운영되는 등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며 “학교의 정착을 위해 최소 8년 동안 20억원은 지원받아야 한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명숙 전교조 세종충남지부 부지부장은 “융합형 인재 양성이란 원대한 목표를 실현할 과학예술영재학교의 교장이 경영계획서를 표절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교육청은 교육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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