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우재 삼성전기 고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첫째 사위인 임우재 삼성전기 부사장이 상임고문으로 발령 났다. 이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혼 소송이 이번 인사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혼 종용을 위한 무언의 압력이라는 추측이다. 임 고문은 평사원에서 재벌가 사위가 된 이른바 '신데렐라 사위'의 대표적인 인물. 이혼이나 경영실패로 임 고문과 닮은 행보를 보인 재벌가 사위들이 적지 않다.
● 신성재 전 하이스코 사장 이혼 후 현대가 결별…임 고문 같은 수순?
지난 4일 단행된 삼성그룹 임원인사에서 임우재 삼성전기 부사장이 상임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상임고문은 업무 권한이나 영역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이다. 대기업들은 고위 임원이 퇴진할 때 일정 기간 상담역이나 자문역, 고문을 맡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임 고문 역시 같은 수순을 밟는 것으로 보인다.
임 고문은 현재 이부진 사장과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인데, 이것이 이번 인사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임 고문은 삼성물산 평사원이던 1999년 이부진 사장과 결혼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성격 차이 등으로 갈등을 겪다가 작년 10월 이부진 사장이 법원에 이혼 조정과 친권자 지정 신청을 내며 파경을 맞았다. 양육 문제 등에 있어 의견이 좁혀지지 않은 가운데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임 고문은 지난 8월 법원 조사 후 "가정을 지키고 싶다"며 이혼 거부 의사를 내비쳐 소송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3차 재판 예정일은 17일이다.
삼성 측은 "고문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맞지만 인사와 이혼 소송은 무관하다"고 밝혔다.
▲ 신성재 전 현대하이스코 사장
그러나 이혼으로 재벌가와 결별한 사례가 있다.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그룹 회장의 셋째 사위인 신성재 전 현대하이스코 사장의 경우다. 신 전 사장은 1995년 현대정공(현대모비스의 전신)에 입사한 후 1997년 정 회장의 셋째 딸인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전무와 결혼했다. 이후 현대하이스코 이사, 전무,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을 한 끝에 입사 10년만인 2005년 현대하이스코 대표이사에 올랐다. 그러나 두 사람은 작년 3월 파경을 맞았다. 신 전 사장은 그 해 9월 현대하이스코 사장직에서 물러났고 10월에는 현대하이스코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현대차 주식도 전량 매도한 것으로 알려져 이혼과 동시에 현대하이스코는 물론 현대가와 등을 졌다.
평사원으로 입사해 오너의 딸과 결혼한 경우 대부분 결말이 안 좋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여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도 계열사인 선경정보시스템에서 근무하던 평사원과 결혼했다가 이혼했다.
▲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
● 동양그룹 사위들은 희비 엇갈려
어려움을 딛고 결혼해 재벌가에 입성했지만 경영실패로 나락으로 떨어진 사위도 있다.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은 고 이양구 창업주의 장녀 이혜경 동양그룹 부회장의 남편이다. 현 회장은 부산지검 검사 출신으로 결혼 후 장인의 부름을 받고 재계에 발을 들여 1988년 동양그룹 회장에 올랐다. 이후 외환위기 극복, 2009년 생보업계 최초 동양생명 상장 등으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1조 3,000억원대의 사기성 기업어음(CP) 및 회사채를 발행해 투자자에게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돼 작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을 선고 받고 수감 중이다. 현 전 회장 부부가 경영권을 두고 미묘한 갈등을 빚고 있다는 이야기가 끝없이 흘러나왔다.
▲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1980년 고 이양구 회장의 둘째 딸인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과 10년 열애 끝에 결혼을 하면서 동양그룹 오너가의 일원이 된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은 현 전 회장과 명암이 엇갈린다. 결혼 후 동양시멘트 과장으로 입사한 뒤 동양제과로 자리를 옮긴 담 회장은 1989년 이양구 회장이 타계하자 동양제과 대표이사가 됐다. 2001년 동양제과를 동양그룹과 계열분리하고 사명을 오리온으로 바꾼 뒤 오리온그룹 회장에 올랐다.
오리온그룹을 일군 주역이지만 2011년 약 300억원의 비자금 조성 혐의로 기소 돼 시련을 겼었다. 그러나 현 전 회장과 달리 2013년 4월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풀려나 경영에 복귀했다. 화교 출신인 담 회장의 뛰어난 사업수완으로 오리온은 중국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다른 재벌가와 달리 담 회장 부부의 금슬도 좋다고 알려졌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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