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블라터(79ㆍ스위스)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1,000억원대 뇌물 수수 사건과 관련,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방송은 7일(한국시간) FBI가 주앙 아벨란제(99ㆍ브라질) FIFA 전 회장 등의 1억 달러(약 1,167억원)대 뇌물 수수 과정에서 블라터 현 회장이 관련됐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990년대 스포츠 마케팅 회사인 ISL은 아벨란제 전 회장 등 FIFA 고위 관계자들에게 1억 달러를 건넸고, 그 대가로 TV중계권과 마케팅권을 보장받았다. FIFA 사상 최악의 뇌물 스캔들인 이 사건이 2012년 밝혀지며 아벨란제 전 회장은 FIFA 명예회장직을 사임했다.
그간 블라터 회장은 이 사건에 대해 자신은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해왔지만 BBC는 “그가 이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지만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전하며 그 증거로 아벨란제 전 회장이 쓴 편지를 제시했다. 이 편지에서 아벨란제 전 회장은 ISL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을 언급하면서, ‘블라터가 모든 사실을 다 알고 있고 모든 것을 통보 받았다’고 적었다.
블라터 회장은 1998년 회장직에 오르기 전까지 아벨란제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두터운 신임을 받아왔다. 이 편지는 FBI가 FIFA 부패 스캔들을 조사하기 위해 스위스 당국에 요청한 자료에 포함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FBI는 이 자료를 요청하면서 “‘블라터가 연루됐다’는 아벨란제의 발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BBC는 전했다.
한편 블라터 회장은 미셸 플라티니(60ㆍ프랑스)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에게 대가성이 의심되는 200만 스위스프랑(약 24억원)을 주고받은 혐의로 스위스 검찰의 조사를 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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