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르면 내년 4월 부활대축일부터 서울대교구 사제가 북한을 정례 방문해 대축일 미사를 집전한다.
최근 북한을 방문한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주교특별위원회는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앞서 김희중 대주교를 단장으로 한 17인의 방문단은 1~4일 조선가톨릭교협회 초청으로 방북해 교류 방안 등을 협의했다.
김 대주교는 “가톨릭교회에서 중요히 여기는 4대 또는 5대 축일에 우리가 (사제를) 파견할 테니 협조해 주면 좋겠다는 뜻에 북측이 적극 협조하겠다고 답했다”며 “당국자간 이견이 없는 한 신부님이 오면 언제든지 환영하겠다고 반겼다”고 말했다.
가톨릭에서는 성모마리아대축일, 부활대축일, 성모승천대축일, 성탄대축일 등을 4대 의무 축일로 정하고 반드시 미사에 참석하도록 권고한다. 미사는 1988년 남측의 협조로 지어진 평양 장충성당에서 봉행될 예정이며 서울대교구에서 각 미사에 파견할 인원은 사제 1,2명, 수행원 1, 2명 정도로 예상된다. 특위는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과의 사전ㆍ사후 보고 등을 통해 해당 사항을 협의해왔다.

김 대주교는 방북단의 기대를 모은 것으로 알려졌던 북한 사제 양성과 관련한 협의에 대해서는 “당장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정례적 사제 파견을 통해 여건이 성숙되면 논의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문단은 지난 3일 장충성당을 방문해 70여명의 신자들과 함께 미사를 지냈으며, 남북 화해를 상징하는 성화를 선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현재 북한에는 가톨릭 사제가 한 명도 없는 상태로 신자들은 신자 혹은 비신자가 예외적인 상황에서 사제를 대신해 직접 세례를 내리는 방식으로 세례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김혜영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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