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를 만든 사람으로 꼽히는 모하(慕何) 이헌조 전 LG전자 회장이 7일 오전 0시 10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83세.
경남 의령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1957년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에 입사했다. 이후 금성사 창립에 참여했고 럭키금성그룹 기조실장, 금성사 사장, LG전자 회장을 지냈다. 가전 중심의 금성사를 첨단 기업 LG로 바꾼 전문경영인으로 꼽힌다. 1998년 LG인화원장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나 LG전자 고문, 자문위원을 맡았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부회장, 한국가전산업협의회장 등도 역임했다.
고인의 경영철학은 정도와 순리를 따르는 ‘신호등 경영론’으로 불린다. 불도저식이 아니라 ‘빨간불이 들어왔으면 확실히 고치고 가자’는 쪽이다. ‘노사 관계’ 대신 LG전자에서만 쓰는 ‘노경(勞經) 관계’라는 말도 만들어 썼다. 노동자와 회사가 같은 목표를 지닌 이들로서 존중하고 신뢰하자는 의미다.
은퇴 뒤엔 사재 80억원을 학술연구단체 ‘실시학사’에 기부했다. 여기서 ‘모하(慕何)실학논문상’을 제정, 시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상대에 ‘경상우도 전통문화 연구기금’ 5억원을 내놓기도 했다. 장례는 LG회사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발인 9일 오전 7시, 장지 경기 광주 시안가족추모공원. (02)2072-2091~2
조태성기자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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