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미팅 기간 판가름날 듯
한국, 일본 프로야구에서 이룰 수 있는 것은 모두 이룬 이대호(33)가 이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향한다.
이대호는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에이전트로부터) 메이저리그 4~5개팀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말쑥하게 검은 정장을 차려입은 이대호는 "일본프로야구 적응에 성공한 것처럼 미국프로야구도 적응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방망이는 물론 수비도 자신 있다"며 더 큰 무대를 향해 호기롭게 출사표를 던진 뒤 출국장으로 들어섰다.
이대호가 향하는 곳은 오는 8일부터 11일까지 미국 테네시주 네쉬빌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다.
'단장회의'로도 풀이되는 윈터미팅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단장들이 모여서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각 구단의 설계자인 단장들은 물론 구단 관계자와 에이전트가 모두 모인 가운데 자유계약선수(FA) 계약, 트레이드 등 선수 이동이 활발하게 이뤄진다.
이대호의 미래 역시 이 자리에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기대감은 크다.
이대호는 2001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해 2011년까지 1천150경기에 나서 타율 0.309, 225홈런, 809타점을 올리며 한국 무대를 평정했다.
2012년 FA 자격을 얻어 일본에 진출한 이대호는 한국보다 수준이 높은 일본에서도 2012년부터 올해까지 4시즌 동안 570경기에서 타율 0.293, 98홈런, 348타점을 올렸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2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이끌었고, 2015 일본시리즈에서는 16타수 8안타(타율 0.500) 2홈런 8타점을 기록하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까지 수상했다.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나이와 주루·수비가 약점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어떤 공에도 대처가 가능한 부드러운 스윙과 더불어 장타력도 준수한 만큼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앞서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가 예상치를 다소 밑도는 연봉 계약을 하고, 손아섭과 황재균(이상 롯데 자이언츠)은 아예 응찰 구단도 나타나지 않는 굴욕을 겪은 상황에서 이대호가 한국프로야구의 실추된 자존심을 살릴지도 주목된다.
하지만 이대호가 놓인 상황은 다르다. 손아섭과 황재균은 정규시즌이 끝난 뒤에야 미국 진출을 추진했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기량을 검증할 시간이 촉박했다.
반면 이대호는 FA 신분으로 시즌 내내 메이저리그 구단의 스카우팅 리스트에 올라 있던 후보다.
기량면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는 건 물론이고 이적료에 해당하는 포스팅 비용을 낼 필요가 없는 완전한 FA라는 점도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구미를 당길 요인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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