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기를 격추시키는 등 러시아와 국경을 둘러싼 갈등을 벌여온 터키가 이번에는 이라크와 영토 무단 침해 여부를 놓고 대립 각을 세우고 있다. 6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5일(현지시간) 자국 영토에 무단으로 주둔한 터키군을 비난하며 즉각적인 철군을 요구했다. 알아바디 총리는 성명에서 “이라크 니네베 주에 전차와 야포 등으로 중무장한 터키군 1개 연대가 주둔한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라며 “이라크 중앙정부의 승인절차 없이 터키군이 무단으로 이라크 영토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이라크 외무부도 “터키군은 이라크 정부와 공조 없이 우리 영토 내에서 군사 작전을 벌여선 안 된다”라며 “이는 습격과 다름 없다”고 비난했다.
이라크 총리실에 따르면 터키군이 무단으로 주둔했다고 이라크가 주장하는 지역은 이슬람국가(IS) 점령지인 니네베 주 모술시 인근이다. 이라크는 터키군이 이곳에서 이라크인 무장조직을 훈련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터키는 테러리스트들과 맞설 민병대 지원을 위한 조치라는 반응이다. 이와 관련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는 “IS와 싸우기 위해 지상전에 돌입하려고 이라크 영토로 들어섰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라며 “테러리스트를 막기 위해 조직된 현지의 자발적 민병대를 돕는 부대이다”고 말했다.
한편 알 자지라 방송은 5일 친 터키 성향의 니네베 주 주지사가 터키의 파병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터키는 쿠르드노동자당(PKK) 세력을 소탕한다는 이유로 종종 이라크 북부 국경지대를 넘어 들어와 작전을 펼쳐 이라크 중앙정부와 마찰을 빚어왔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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