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맛 소주의 매출 비중은 갈수록 하락하는 반면 일반 소주의 판매는 다시 탄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출시돼 한 때 품귀현상까지 빚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과일맛 소주가 여름을 정점으로 매출 하향세가 뚜렷하다.
6일 이마트에 따르면 소주 전체 매출 가운데 과일맛 소주 비중은 3월 0.1%, 4월 2.1%, 5월 7.2%, 6월 8.8%, 7월 12.9%로 정점에 올랐다. 그러나 8월 11.4%, 9월 6.3%, 10월 5.3%, 11월 4.7%로 하락했다.
과일맛 소주의 '오르락내리락' 매출 추세는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달콤한 과일맛 소주에 쏠렸던 주당들이 소주 본연의 씁쓸한 맛을 다시 찾고 있는 것이다.
과일맛 소주는 롯데주류가 천연 유자 농축액과 유자향을 첨가한 알코올 14도의 저도주인 '순하리 처음처럼 유자'를 지난 3월 부산·경남지역에 첫 출시·판매한 뒤 그 인기가 전국으로 퍼져 '미투(me too)' 제품이 쏟아졌다.
▲ 롯데주류 '처음처럼 순하리' (사진제공=연합뉴스)
무학은 지난 5월 자사 브랜드인 좋은데이에 블루베리·석류·유자향 등 3가지를 첨가한 신제품인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를 냈다. 대선주조는 천연 자몽·레몬 과즙을 넣은 15.8도의 '시원블루' 시리즈를 출시했으며 금복주도 유자향을 첨가한 알코올도수 14도의 소주 칵테일 주류인 '상콤달콤 순한참 유자'를 내놓았다.
소주 시장의 선두업체인 하이트진로도 지난 6월 알코올도수 13도의 자몽에이슬을 출시하는 등 현재 과일맛 소주 20여개 브랜드가 판매되고 있다.
과일맛 소주는 낮은 도수의 단맛을 무기로 여성과 젊은 남성 공략에 성공했으나, 바로 그런 점이 일반 소주의 주요 소비층인 중장년 남성으로부터 외면받는 요인이라는 점에서 태생적 한계가 분명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과일맛 소주의 하락세는 일반 소주에 반사이익을 안겼다. 이마트에서의 일반 소주 매출 비중은 7월 87.1%, 9월 93.7%에 이어 11월 95.3%까지 회복했다.
이처럼 과일맛 소주의 인기 하락세가 분명한데도 롯데주류는 순하리 유자, 복숭아, 그린에 이어 4탄인 '순하리 처음처럼 사과'를 최근 출시했다. 순하리 사과는 알코올 도수가 14도인 와인보다도 낮은 12도에 맞췄다.
롯데주류는 과일맛 소주의 주요 소비층인 여성과 젊은 남성층에 겨냥하면 아직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과일맛 소주 열풍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소주업계 점유율 1위인 하이트진로가 지난달 30일부터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클래식'의 출고가를 961.7원에서 1,015.7원으로 5.62% 인상한 이후 소주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을 올리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대전·충남 지역 주류업체 맥키스컴퍼니는 자사 소주 브랜드인 'O2린'(오투린)의 출고가를 963원에서 1,016원으로 5.5% 인상했다.
제주 주류업체 한라산소주는 '한라산소주'의 출고가를 1,080원에서 1,114원으로 3.14% 올렸다.
롯데주류, 무학 등 다른 주류업체도 소주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소주 출고가의 도미노 인상으로 일반 소매업체나 음식점도 소줏값을 올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표적인 서민 주류인 소주 구매 부담이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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