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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추락으로 부도위기 몰린 신흥국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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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추락으로 부도위기 몰린 신흥국들

입력
2015.12.06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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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끝없이 추락하면서 원유수출에 의존하는 신흥국들이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

이번 OPEC 정례 각료회의에서 감산을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이전부터 나왔지만, 기존 생산 할당량을 유지하기로 했다는 결정이 나오자 원유시장은 출렁였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016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40달러 선이 붕괴하면서 전날보다 2.7% 떨어진 배럴당 39.97달러에 마감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무려 24.97% 하락한 것이다.

이날 런던 ICE 선물시장의 1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84센트(1.92%) 내린 배럴당 4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NYMEX의 휘발유 가격 역시 2.01% 떨어진 127.24달러로 마감했다.

유가는 지난해 7월까지만 하더라도 배럴당 100달러 선에서 거래됐지만 이후 70% 가량 폭락했다.

유가가 다시 30달러대로 떨어지면서 앞으로도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저유가의 여파는 산유국은 물론 유럽, 미국 등 선진국 경제에도 미칠 전망이다.

▲ "석유 말고는 믿을 것 없는데…" 벼랑 끝 산유국

저유가의 타격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나라는 산유국들이다.

베네수엘라, 러시아, 브라질 등 국가 경제의 상당 부분을 원유수출에 의존하는 나라들은 이미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

가스와 원유 등 원자재 의존도가 전체 재정수입의 절반에 달하는 러시아는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자 부도 위험이 상승하고 있다.

국가부도 위기에 내몰린 베네수엘라는 이번 OPEC 회의에서도 원유 생산량 5% 감축을 요구했으며 에콰도르, 오만 등 OPEC 내 약소국들도 종전부터 감산요구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저유가의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사우디는 7월 40억 달러의 국채를 발행했으며 내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국제시장에서 외화표시채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사우디 정부가 채권을 발행해야 할 정도로 자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의미다.

사우디는 올해 사상 최대의 기초재정수지(국채 이자 제외한 재정수지) 적자를 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 미국·유럽, 디플레이션 우려 심화…연준 금리인상에도 영향

저유가는 중동과 중남미 산유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장 기본적인 원자재로 꼽히는 유가가 떨어지면 물가도 자연히 낮아지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고민도 깊어지게 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은 현재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물가상승률 목표를 2%로 잡고 있다.

이를 위해 3일 예치금리를 -0.30%까지 내리고 국채 매입 프로그램 시한도 6개월 더 연장했다.

하지만 유로존은 물가상승률을 측정할 때 유가 역시 반영하므로 저유가 현상이 지속하면 ECB가 원하는 목표 달성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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